‘대어’ SK엔무브 상장 주관, 5파전으로… 몸값 7조~8조 찍을까

노자운 기자 2024. 10.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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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비교기업들, EV/EBITDA 평균 9.1배
엔무브 올해 EBITDA에 곱하면 7조원대
“5~6조가 현실적” 회의적 반응도
배우 공유와 이동욱이 모델로 출연한 SK엔무브의 광고 영상 장면. /SK엔무브 제공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5일 10시 51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SK그룹 계열 윤활유 제조사 SK엔무브(옛 SK루브리컨츠)가 상장 준비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도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SK엔무브의 공모가 기준 기업가치가 최대 7조~8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조 단위 ‘대어(大魚)’인 만큼, 주관 자격을 따내기 위한 증권사들의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엔무브는 최근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증권 등 5개사에 보냈다. 이달 마지막 주까지 제안서를 내야 하는 만큼, 몸값 산정을 어떻게 할지 각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SK엔무브의 ‘적정 기업가치’를 어떻게 볼지가 매우 까다로운 문제라고 말한다. 비교기업으로 고를 만한 회사가 대부분 해외 기업인데,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앞서 SK엔무브가 2018년 상장을 추진했을 당시 선택했던 비교기업들의 현재 기업가치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을 살펴보면, 낮게는 4배에서 높게는 16배까지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미국 회사 HF싱클레어코퍼레이션(옛 홀리프론티어)은 4배, 한국 에쓰오일은 5.4배, 일본 이데미츠코산은 6배에 불과하지만, 미국 발보린(16.4배)과 핀란드 네스테(13.3배)는 멀티플이 굉장히 높다. 독일 푹스(9.3배), 미국 뉴마켓(9.3배)은 그 중간 수준이다.

이번에도 SK엔무브가 이들 기업 7개사 모두 비교기업으로 고른다고 가정해 보면, EV/EBITDA 평균치는 9.1배가 된다. 2018년 상장 추진 당시 10.1배의 멀티플을 적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살짝 낮아진 수준이다.

SK엔무브는 지난해 1조1400억원의 EBITDA를 기록하며 전년도(1조1300억원)에 이어 호실적을 냈다. 그러나 올해는 성장세가 꺾인 모습이다. 상반기 EBITDA가 4060억원이었는데, 하반기에도 비슷한 숫자가 나온다면 연간 EBITDA는 약 8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9.1배의 멀티플을 적용하면 7조3700억원, 10배를 적용하면 8조1000억원의 기업가치가 나온다.

다만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진다면 7조~8조원대까지도 갈 것으로 예상되나, 그보단 낮은 5조~6조원 수준이 현실적인 기업가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보수적인 전망이 나오는 이유 중 하나는 구주매출이다. 2대주주인 IMM크레딧앤솔루션(ICS)의 보유 지분(30%) 중 상당 부분이 구주매출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시장에서는 대주주 SK이노베이션의 지분(70%) 일부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다. 실제로 SK엔무브는 2018년 상장을 추진했을 때도 구주와 신주 비율을 8대 2로 정한 바 있다.

2018년 상장 실패의 원인이 ‘몸값 고평가’였다는 점도 SK엔무브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당시 시장에서는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한다는 게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에, 윤활유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SK엔무브는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기업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주관사였던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이 주도적으로 10.1배의 EV/EBITDA를 고집했고, 결국 기관 수요예측이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이 좌초됐다.

한편 2대주주 ICS는 SK엔무브의 이번 상장으로 상당한 투자 수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ICS는 지난 2021년 SK엔무브 지분 40%를 1조1195억원에 인수했다. 기업가치를 약 2조8000억원으로 본 것이다. 최근 10%를 SK에 되팔면서 현재는 지분율이 30%로 낮아진 상태다. 2021년 투자 당시 ICS는 내부수익률(IRR) 5.7%를 보장받기로 합의한 바 있다. 만약 SK엔무브가 내년에 상장한다면 기업가치가 3조5000억원은 돼야 하는 것이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그 2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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