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가수가 노래하듯 연주… 피아노에 호소력 담아”

이정우 기자 2024. 10. 2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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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였던 2013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준우승, 이후 뉴욕 카네기홀·영국 위그모어홀 데뷔, 2017년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에서 '젊은 예술가상' 수상.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에 기해 서면으로 만난 라나는 "오페라 가수가 노래하듯 선율을 상상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점이 호소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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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아트리체 라나 독주회
브람스 소나타 2번 등 연주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 마스트미디어 제공 (c)Parlophone Records Ltd

20세였던 2013년 밴 클라이번 콩쿠르 준우승, 이후 뉴욕 카네기홀·영국 위그모어홀 데뷔, 2017년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에서 ‘젊은 예술가상’ 수상.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어딘가 비슷한 행보를 조금씩 먼저 밟아나가고 있는 이탈리아의 대표적 차세대 피아니스트 베아트리체 라나(31) 얘기다.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정취를 지녔다고 평가받는 라나가 7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2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독주회에 기해 서면으로 만난 라나는 “오페라 가수가 노래하듯 선율을 상상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는 점이 호소력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남부도시 레체 출신인 그녀에게 오페라는 어릴 적부터 삶의 일부였다. “피아노는 성악가처럼 노래해야 하고, 현악기처럼 진동해야 하며, 금관악기의 깊이도 가져야 해요. 어쩌면 마술사 같죠.”

라나는 난곡이자 대곡으로 구조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9번 ‘함머클라비어’ 역시 노래하듯 아름답게 연주한 음반으로 호평을 받았다. 그는 “베토벤이 완전히 청력을 잃고, 세상과 단절된 상태에서 쓴 음악으로 사람의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는, 거대한 명상과 고독을 표현한 음악”이라며 “코로나19로 세계의 문이 닫히고 고립됐을 때 나와 가깝게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나는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 소나타 2번, 멘델스존 ‘무언가’ 발췌, 그리고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와 ‘라 발스’를 들려준다. 그는 “이번 공연의 주제는 ‘환상’”이라며 “모든 작품이 저마다 이유로 혁신적이다”라고 소개했다. 그는 “브람스가 20세에 작곡한 첫 피아노 소나타인 2번은 삶의 갈망과 젊은 브람스의 에너지로 가득하다”며 “4악장은 이후 브람스의 작품에서 볼 수 없는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라벨에 대해선 “단연코 가장 미래지향적 작곡가”라고 강조했다.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부터 번스타인의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까지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그녀의 다음 발걸음은 어디로 향할까. 라나는 “슈베르트 작품을 무대에서 연주한 경험이 없다”며 “슈베르트가 앞으로 탐구해 나갈 첫 번째 작곡가”라고 말했다.

내놓는 음반마다 그라모폰 등 음반 전문지의 호평을 받는 라나에게 공연과 스튜디오 녹음의 차이를 물었더니 “공연장엔 관객이 있지만, 스튜디오엔 차가운 마이크뿐”이라며 “당연히 다르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는 다만 “녹음할 땐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고 덧붙였다.

“누군가와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이 제 말을 듣고 있는지 신경 쓰는 것처럼 무대에서 연주할 때 관객의 반응에 당연히 신경을 써요. 반대로 마이크는 심장이 없어 굉장히 차갑죠. 마이크를 넘어 청중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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