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들의 공간욕구...."저마다의 동굴을 갖고 싶다"<일상이 뉴스다!>

홍우표 2024. 10. 2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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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무려 1년 반을 기다려 새 차를 뽑았습니다.

한참 중년에 접어들었으니 지금쯤 새 차를 사면 사실상 퇴직 때까지 타겠다는 각오였을 테니 차종 선택부터 심혈을 기울였을 것입니다.

친구의 차량은 아주 욕심을 내면 저도 살만한 차였기에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중년 남자들이 왜 그렇게 차에 집착을 하는가? 그것은 채워지지 않는 공간 욕구 때문'이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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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뉴스다!>

친구가 무려 1년 반을 기다려 새 차를 뽑았습니다.

중간에 휘발유 차량을 하이브리드로 바꾸는 우여곡절도 있었습니다.

한참 중년에 접어들었으니 지금쯤 새 차를 사면 사실상 퇴직 때까지 타겠다는 각오였을 테니 차종 선택부터 심혈을 기울였을 것입니다.

‘안전하다’고 소문난 바로 그 차입니다.(어떤 차가 떠오르시나요?)

새 차를 타게된 그 친구는 엄청 만족했습니다.

친한 동생은 몇 년 전 인생의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였던 ‘스포츠카’를 샀습니다.

차종을 말하면 주위에서 ‘우와’하는 탄성이 터질 만큼 고급입니다.

그럴 만한 경제적 능력을 갖췄고 어릴 적부터 소망해 왔다고 하니 제수씨도 눈을 질끈 감고 허락을 해줬을 것입니다.

그렇게 스포츠카를 사놓고는 한참 동안 ‘주저주저’ 저에게 말을 못 하고 있던 부끄러움이란....

최근 이들의 차량을 모두 타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행선지는 같았는데 출발 시간이 다르다 보니 갈 때는 친구의 차를, 올 때는 동생의 차를 얻어타게 된 것입니다.

내심 두 차량을 놓고 ‘어떨까’ 기대가 컸습니다.

친구의 차량은 아주 욕심을 내면 저도 살만한 차였기에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디자인은 비교적 투박하지만 두루두루 다 갖춘 팔방미인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생의 그 멋진 스포츠카는 솔직히 ‘하차감’만 뛰어났습니다.

청주로 내려오는 내내 피부가 뒤로 밀릴 정도의 속도감을 느꼈지만 문제는 승차감이었습니다.

그 딱딱한 지면 밀착력이 저에게는 불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이 차는 나에게 맞지 않아’(어쩌면 인지부조화일 수도 있겠지만....)

제가 취직을 하고 40대 초반까지 바꾼 차량만 10대가량 됩니다.

대개 수백만 원짜리 낡은 중고차 위주로 말입니다.

싸니 쉽게 싫증을 냈고 또 중고차로 바꾸는 악순환에 빠진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 철이들면서 새 차를 샀는데 벌써 13년 전 일입니다.

교체 시기가 도래했지만 아직 아내의 결재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쌩쌩하잖아’

아내의 말은 핑계일 뿐이고 사실 경제적 이유가 큽니다.

아파트 대출금 갚으랴, 애 대학 보내랴....

언제가 어디 책에선가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년 남자들이 왜 그렇게 차에 집착을 하는가? 그것은 채워지지 않는 공간 욕구 때문’이라는 거죠.

대개의 중년 남자들이 집에서 거실이나 안방에 널브러져 있는데 그 건 자신만의 개인 공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공간욕구가 해소가 안되면 화장실에 오랜 시간 처박히는 일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는군요.

화장실에 휴대전화로 뉴스 보고 게임하고....

차 안에 혼자 있을 때 그런 개인 공간에 대한 욕구가 채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름 중년 남자들의 차에 대한 집착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차를 이렇게 오래 타는 기적(?)이 저에게 일어날 줄 몰랐습니다.

공간 욕구의 설명을 빌자면 저는 제 방을 넓히는 쪽으로 진화를 선택했으니 더더욱 차에 대한 욕심이 줄어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이땅의 중년 남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만의 ‘동굴’을 갖고 살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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