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산' 해결 앞장섰는데 돌아온 건 중국산?…시멘트 업계 '시름'

삼척(강원)=김성진 기자 2024. 10. 28.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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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이익도 희생하며 정부의 탄소중립 로드맵에 협조하던 시멘트 업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가뜩이나 재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전기료가 인상되고 정부는 중국산 시멘트의 수입까지 추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최근 공사비 인하 대책에서 중국산 시멘트의 수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멘트업계는 환경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현재 가격을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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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멘트 산업...건설경기 침체로 판매 감소
정부 목표 따라 대규모 친환경 설비 투자...재원 확보 절실
정부는 시멘트 가격 인하 압박...中 시멘트 수입까지
회사의 이익도 희생하며 정부의 탄소중립 로드맵에 협조하던 시멘트 업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건설경기 장기 침체로 가뜩이나 재원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전기료가 인상되고 정부는 중국산 시멘트의 수입까지 추진하기 때문이다.
IMF 수준의 출하 감소에도...탄소중립에 협조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가 지난 23일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배 대표는 친환경 투자의 재원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사진=김성진 기자.
배동환 삼표시멘트 대표는 지난 23일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은 투자의 경제성을 따져야 하는데 (친환경 투자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만 (비용이) 과도한 부분이 있다"며 "재원확보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시멘트 7개사는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2020년부터 올해까지 친환경 설비에 총 4777억원을 투자했다. 삼표시멘트의 경우 2027~2028년까지 1700억원을 투자한다.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질소산화물(NOx) 저감 SCR(선택적 환원 촉매) 설비에도 1300억원을 별도로 투자한다.

투자가 시멘트사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유연탄 대신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고가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일회성이 아닌 정부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장기 투자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가연폐기물을 사용할수록 시멘트의 품질 유지는 까다로워져 매출의 증대 효과는 제로(0)에 가깝다. 대신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크고 매립장 대신 쓰레기를 처리하는 대체재 역할도 한다. 5년 전 17만톤의 경북 의성 쓰레기산을 처치하는 데 시멘트업계의 역할이 컸다.

이런 투자를 시멘트사들은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 속에 유지 중이다. 올 1~3분기 7개사의 총 판매량은 전년보다 13% 적은 3222만톤이었다. 오랜 건설경기 침체로 판매량은 수년째 감소세다. 올해 연간 판매량도 전년보다 감소해 IMF 외환위기였던 1998년 수준(4462만톤)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공사비 0.8%인데...中 시멘트 수입 압박
시멘트사들이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해 유연탄 대신 연료로 사용하는 가연폐기물 '합성수지'. 비닐, 플라스틱 등 불에 타는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한다. 친환경적이지만 고가의 설비 투자가 필요하고 시멘트사의 수익 증대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사진=김성진 기자.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협조 중인데 정부는 가격 인하를 압박 중이다. 정부는 최근 공사비 인하 대책에서 중국산 시멘트의 수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유연탄 가격이 내려갔는데 시멘트 가격은 그대로라는 건설업계의 논리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중국산 시멘트의 예상 수입가와 국산의 실 공급가는 큰 차이가 없다. 주택공사비에서 시멘트의 비중은 0.8%에 불과하다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보고서도 공개됐다.

시멘트업계는 환경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를 위해 현재 가격을 사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생산단가의 20~30%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최근 인상된 것도 악재다.

정부가 중국산의 수입을 추진하는 데 업계에선 당혹감이 크다. 5년 전 경북 의성의 쓰레기산이 논란일 때 환경부 요청으로 처리에 앞장섰는데 오랜 불황에 따른 업계의 어려움은 외면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배 대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연료 사용을 줄여야 하는데 (친환경) 사업들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정부가 지원을 확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삼척(강원)=김성진 기자 zk00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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