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 2연승했는데…충격 빠진 다저스, 초상집 분위기 "오타니 쓰러지자 야구장이 조용해졌다"
[OSEN=이상학 기자]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이겼다. 홈구장에서 2연승을 거두며 우승에 다가섰지만 다저스타디움은 충격에 빠졌다. 오타니 쇼헤이(30)의 부상으로 2연승 기쁨을 만끽할 수 없었다.
다저스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7전4선승제) 2차전에서 뉴욕 양키스를 4-2로 꺾었다. 1차전에서 프레디 프리먼의 WS 사상 첫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3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2연승으로 우승에 2승만을 남겨뒀다.
그러나 다저스는 마음껏 웃지 못했다. 오타니의 부상 때문이었다. 1번 지명 타자로 나온 오타니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첫 3타석은 범타로 물러났지만 7회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한 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타석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4-1, 3점 리드 상황에서 추가점을 내기 위해 득점권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더 큰 문제는 도루 과정에서의 부상이었다. 특유의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2루에 들어갔지만 왼손으로 땅을 짚는 과정에서 충격이 발생하며 왼쪽 어깨 통증이 왔다. 2루 심판을 보며 사인을 보낸 오타니는 베이스 옆에 쓰러진 채 왼팔과 어깨를 부여잡았다. 갑작스런 상황에 다저스 선수단부터 관중들까지 모두가 놀랐다.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아 그라운드 빠져나갈 때도 오타니는 고통스런 표정을 지었다. 일순간에 다저스타디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MLB.com’은 ‘다저스의 클럽하우스 분위기는 우승에 2승을 남겨둔 팀에 어울리지 않게 밝지 않았다. 왼쪽 어깨 탈구로 경기장을 떠난 오타니의 상태에 모든 관심이 쏠렸다. 오타니는 경기 직후 야구장을 떠났고, 부상 상태에 대한 어떤 업데이트도 제공되지 않았다. 그는 28일 뉴욕행 비행기를 타기 전 MRI (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고 전했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경기 내용보다 오타니의 상태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로버츠 감독은 “왼쪽 어깨 아탈구 상태다. 오늘 밤이나 내일쯤 검사를 해봐야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이다”며 “어깨 근력이나 가동 범위가 좋았다는 점이 다행이다. 다만 아직 검사 결과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추측할 순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오타니의 부상 상황에 대해 로버츠 감독은 “왼쪽 무릎으로 미끄러지고 오른발을 앞으로 내밀면서 손을 짚다 탈구가 된 것 같다. 오타니도 그렇다고 했다”며 “매우 걱정스러운 장면이었다. 어느 선수든 쓰러지면 당연히 걱정이 된다. 가동 범위와 근력 테스트를 마치고 나선 어느 정도 안심했다”고 이야기했다.
오타니가 큰 경기에서 무리하게 도루를 시도하다 다친 것에 비판도 나온다. 이에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그린라이트다. 올해 많은 도루를 했고, 영리한 주자다. 투아웃에 도루를 시도하는 건 옳은 플레이였다”며 두둔하며 오타니 없이 남은 월드시리즈를 할 가능성에 대해 “거기까진 아니다. 오타니가 라인업에 포함되길 기대하고 있다. 좌타자에겐 오른쪽보다 왼쪽 어깨가 타격시 영향을 덜 미친다”고 복귀를 기대했다.
팀 동료들도 오타니의 부상에 침통해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덕아웃 뿐만 아니라 경기장 전체가 조용해졌다. 오타니가 우리 팀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모두가 알고 있다. 내일(28일) 쉬는 날이 오타니의 복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많은 생각이 들지만 긍정적인 마음으로 오타니가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토미 에드먼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최고의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는 게 좋은 감정일 리 없다. 아직 어떤 상태인지 모르겠지만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 오타니를 위해 기도하겠다”며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정확한 상태는 검사 결과를 봐야 알 수 있지만 다저스로선 최악의 상황도 가정해야 한다. MLB.com은 ‘오타니가 빠지면 다저스는 프레디 프리먼을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 있다. 뉴욕 메츠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홈런 두 방을 터뜨린 앤디 파헤스의 출장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는 “우리는 1년 내내 많은 부상과 싸우고 있다. 처음에는 선발투수들이, 그 다음에는 무키 베츠와 프리먼이 다쳤다. 이번에는 오타니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기분이 좋지 않지만 오타니가 3차전에 나오지 못하면 우리는 지난 몇 주 동안 해왔던 일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목 부상을 안고 뛰는 프리먼은 “앞으로 며칠간 어떤 상태가 될지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빠졌을 때도 다른 선수들이 잘 커버해줬다. 이번에도 똑같이 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츠도 “오타니가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 팀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 훌륭한 그룹이고,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다”고 자신했다.
다저스는 29일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월드시리즈 3차전을 갖는다. 다저스 선수단은 2차전 경기 후 뉴욕으로 이동했지만 오타니는 동행하지 않았다. LA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뒤 별도로 이동할 예정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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