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선물 숏 무덤됐다는데… 이번 주 방향은?

권오은 기자 2024. 10. 2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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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고려아연 주가가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무리된 뒤에도 급등한 원인 중 하나가 '숏 스퀴즈(Short squeez)'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선물 투자에 나섰던 기관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매도 계약)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물 주가 상승을 불렀다는 취지다.

종합해 보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마무리되고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본 기관이 고려아연 선물 숏 포지션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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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고려아연 주가가 자사주 공개매수가 마무리된 뒤에도 급등한 원인 중 하나가 ‘숏 스퀴즈(Short squeez)‘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선물 투자에 나섰던 기관 투자자들이 숏 포지션(매도 계약)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물 주가 상승을 불렀다는 취지다. 추가 주가 상승 여부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식은 지난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25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인수하려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에 이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도 공개매수를 마무리했으나, 주가가 최근 2거래일 동안 43%(37만7000원) 뛰었다.

일러스트=챗GPT 달리3

공개매수에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갈리지 않은 점이 주가 상승 동력이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고려아연이 아직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현재 양측의 지분율 격차는 2%포인트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고려아연 주가가 뛴 또 다른 원인으로 선물 투자에 나섰던 기관의 숏 스퀴즈 영향이라는 분석이 있다. 숏 스퀴즈는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투자에 나섰다가, 주가가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손실을 만회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더 큰 주가 상승을 불러오는 현상을 말한다.

선물 투자자의 숏 스퀴즈를 보여주는 수치들이 있다. 먼저 기관은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고려아연 선물 11월물을 51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를 진행할 수 있게 되고, 응모까지 마무리한 시기다. 기관은 이어 지난 24일부터 16억원을 팔아치운 데 이어 25일 50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매수 물량을 단기간에 대부분 정리했다.

기관 중에서도 금융투자가 고려아연 선물 11월물을 25일 521억원어치 ‘팔자’에 나섰다. 금융투자는 같은 날 고려아연 주식 현물은 490억원어치 ‘사자’에 나섰다. 금융투자는 증권사나 투자자문사, 자산운용사 등이 자기자금으로 직접 투자할 때 잡히는 수급이다.

종합해 보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마무리되고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본 기관이 고려아연 선물 숏 포지션을 취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고려아연 주가는 24일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폭 최상단)를 찍으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기관 선물 투자자가 숏 포지션을 청산했고 이를 금융투자가 받아줬다. 금융투자는 다시 헤지(위험 회피)를 위해 현물 주식을 순매수했고, 고려아연 현물 주가가 추가로 상승한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난 25일 고려아연 선물 거래대금 규모는 6050억원, 현물 거래대금 규모는 4510억원에 그치는 역전이 나타난 것까지 볼 때, 선물 숏 포지션을 잡았다가 다친 기관 투자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고려아연 현물 대차잔고도 지난 18일 99만7599주에서 23일 125만5874주까지 늘었다. 하지만 지난 24일과 25일 대차 상환이 이뤄지면서 대차잔고는 82만4777주까지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가 손실이 커지면서 대차거래를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의 주가 흐름을 두고서는 변수가 많다. 보통 숏 스퀴즈가 발생한 뒤 다시 급등한 주가가 조정을 겪는다. 문제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양측이 주식을 대규모로 사들이면서 유통주식 수가 급감했다는 점이다. 이른바 ‘품절주’가 된 상태에서 장내 매수 경쟁이 이어지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금 고려아연 주가가 터무니없는 상태이긴 한데, 유통주식 수가 적은 상황에서 지분 경쟁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꺼지지 않고 있어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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