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장윤주 “난해한 역할, 한강 ‘채식주의자’ 읽으며 분석”(‘최소한의 선의’)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10. 28.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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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필요한 이야기...‘베테랑2·눈물의 여왕’ 흥행氣 받았으면”
“새 얼굴 발견 뿌듯...계속 도전하고파”
톱모델이자 배우 장윤주. 사진 I 싸이더스
‘재능부자’ 장윤주(43)가 스크린에서 맹활약을 이어간다. ‘베테랑2’ 봉형사로 화끈한 매력을 선보인 그는 신작 ‘최소한의 선의’에선 진중함으로 극과 극 얼굴을 보여준다.

개봉을 앞두고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인터뷰를 가진 장윤주는 “두 작품 모두 결국 이야기의 힘에 매료됐다”며 “전혀 다른 모습을 동시에 보여드릴 수 있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완전히 다른 색깔, 미덕, 경험이라 더 좋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30일 개봉하는 영화 ‘최소한의 선의’는 난임 교사와 10대 임산부의 연대를 그린다. 장윤주와 최수인이 주연을 맡고, 단편 ‘나만 없는 집’으로 제16회 미쟝센단편영화제 대상, 중편 ‘입문반’으로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대상, ‘흐르다’로 강렬한 존재감을 알린 김현정 감독이 연출했다.

장윤주가 연기한 ‘희연’은 고등학교 교사다. 겉보기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난임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인물. 스트레스를 줄여보고자 고3 대신 고1 담임을 맡고, 집까지 새단장하지만, 사실 크게 변하는 건 없다. 거듭된 임신 실패에 점점 지쳐만 가던 중, 반 학생 ‘유미’(최수인 분)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처음엔 담임으로서 의무적으로 상황을 정리하려고 하지만 자신에게 자꾸 감정선을 넘어 다가오는 유미로 인해 고민에 빠진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의’에 대하여 스스로에게 묻는다.

장윤주는 “처음 감독님을 만났을 때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뭔가 특이한 분위기였다”고 운을 뗀 뒤 “어떻게 보면 희연의 느낌도 있고, 또 다른 기운도 느껴지고...뭔가 묘했다. 오롯이 일 이야기에 집중해 소통했는데 최소한의 그러나 최선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친구가 가진 어두운 정서에 대한 궁금증이 컸는데 한강 작가님의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어떤 팁을 얻었던 것 같다. 이 인물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론 (이 책이) 좀 많이 어렵게 느껴졌는데 ‘이런 사람도 있을 수 있을 수 있구나’라고 놀라는 순간들이 많았어요. 그게 희연을 가슴으로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고요. 사람은 다 다양하고, 내면은 복잡하고, 어떤 큰 일을 맞았을 때 마냥 기쁘거나 슬프거나 무서운 한 가지 감정만 있는게 아니라 이 모든게 복합적인 거니까...그 중에서도 차지하는 주된 감정의 비율이, 변화의 구간이 다를 뿐이니까요. 그런 마음으로 ‘희연’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표현하고자 했어요. 저도 알아가는 과정이었죠.”

대세 배우 장윤주. 사진 I 싸이더스
장윤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담임으로서 학생을 보호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와 학부모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 ‘희연’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세자매’ ‘시민덕희’, ‘베테랑’ 시리즈에서 보여준 강렬한 개성과는 전혀 다른 깊이감 있는 열연이다. 복잡한 상황에 놓인 캐릭터 희연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배우 장윤주’의 진가를 뽐낸다.

그는 “뭔가 계속 마음이 아팠다. 현실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 않나.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결국 좋은 어른들이 많아야 하고, 사회적 배려나 따뜻한 시선이 더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면서 “현실적인 부분을 리얼하게 보여주면서도 감독님의 메시지, 나의 진심을 적절하게 담담하게 표현해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기하면서도 계속 고민이 끊이질 않았어요. 어떤 명확한 지점이 없이 내내 불안하기도 했어요. 물론 내 연기에 만족하는 사람은 없겠지만요.(웃음) 주어진 시간 안에서 나만의 번뇌를 나름대로 이겨내며 최대한 집중해 찍었고, 그 이후는 감독님을 믿고 맡겼어요. 완성된 작품을 보곤 좋더라고요.”

대세 배우 장윤주. 사진 I 싸이더스
무엇보다 ‘새로운 얼굴’의 발견이 뿌듯했단다. 장윤주는 “모든 배우가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클 것 같다. 나 또한 그렇다. 아직 경험도 적고 부족한 게 많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것에 계속 도전하고 싶고 나를 향한 어떤 고정된 틀을 계속 깨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여전히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열심히 공부 중이지만, 이렇게 낯선 작업, 처음 보는 얼굴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때 참 행복한 것 같아요. 두려움을 이겨내고 동료들과 어려운 과정을 완주한 뒤 얻는 만족감이 상당히 크고요. 매번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정말 많으니까요.”

함께 호흡을 맞춘 최수인 배우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수인이는) 매번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잘 하는 친구”라며 “날카롭고도 똑똑하고 강렬한 에너지가 좋았다. 호흡을 맞추면서 계속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고, 완벽하게 역할에 녹아든 모습에 나 또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화를 깊이 나눴고 그 안에서 찾아낸 것들도 많았다. 그게 우리의 케미에 잘 드러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뿌듯해했다.

부부로 호흡을 맞춘 김민재에 대해서도 “가장 늦게 남편 역할이 정해졌는데 김민재 배우가 들어온다고 하자마자 굉장히 안도했다. 존재만으로 내 안의 불안함을 잠재우는 단단함, 든든함이 있었다”면서 “의지할 만한 어른 배우들이 많아 큰 힘이 됐다. 다행히 끌고 가야한다는 부담감에서 자유로운 편이었고, 감사하게 함께 할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베테랑2’ ‘최소한의 선의’ 장윤주 스틸. 사진 I 각 영화 배급사
전작은 올해 추석 연휴 흥행작인 ‘베테랑2’. 장윤주는 전편에 이어 속편에서도 원년 멤버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베테랑2’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 분)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 분)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 범죄수사극. 장윤주는 홍일점 봉형사로 분해 전편의 능청스럽고 뻔뻔한 매력에 날카로운 표정과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더하며 열연을 펼쳤다.

장윤주는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시고, 잊지 않고 사랑해주시고 반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드라마이긴 하지만 ‘눈물의 여왕’도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지 않나. 이런 좋은 기운이 계속되고 있어서 꿈만 같고 행복하다”고 수줍게 웃었다.

그러면서도 “개인적으론 그 중에서도 ‘최소한의 선의’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우리 작품에서 담고 있는 고민, 문제의식, 어떤 시선에 대해 함께 공유하고 싶단 바람이 크다. 할 수 있다면 뭐든 다 쏟고 싶을 정도로 애정이 크고, 그만큼 의미있는 담론이 형성됐으면 좋겠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최소한의 소통이 어쩌면 최대한의 선의가 아닐까 생각해요. 도움의 손길로 이어지기 위한 가장 필요한 단계니까요. 꼭 어른의 무게라기 보단, 우리 사회가 직면한 심각한 문제가 맞으니까...다들 사느라 바쁘고, 누군가와 진실로 소통하는 게 점점 더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꼭 되짚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계속 놔두고만 볼 순 없잖아요. 조금만 더 귀기울여주시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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