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전파간섭계와 상관기

2024. 10. 28. 07: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19년 인류 최초로 블랙홀 촬영 사진이 공개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블랙홀 사진을 촬영한 망원경은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이라 불리는 전 세계 8개의 전파망원경으로 이루어진 전파간섭계이며, 5만분의 1각초의 초고분해능으로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타원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초거대질량 블랙홀을 관측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동규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2019년 인류 최초로 블랙홀 촬영 사진이 공개된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블랙홀 사진을 촬영한 망원경은 사건 지평선 망원경(EHT)이라 불리는 전 세계 8개의 전파망원경으로 이루어진 전파간섭계이며, 5만분의 1각초의 초고분해능으로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타원은하의 중심부에 위치한 초거대질량 블랙홀을 관측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간섭효과는 어떤 두 신호의 마루와 마루 또는 골과 골이 만나 증폭된 신호가 만들어지는 보강간섭과 마루와 골이 만나 원래의 두 신호보다 약해지거나 없어지는 상쇄간섭이 있다.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무선 이어폰 중에 음악 소리를 잘 들으려 시끄러운 주변 소음을 저감 시켜주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ling) 이어폰은 상쇄간섭을 이용한 것이다. 하지만 전파간섭계는 아주 미약한 천체의 신호를 감지해 내야 하기에 신호를 증폭시키는 보강간섭을 이용한다.

전파간섭계란 여러 개의 전파망원경이 동시에 한 천체를 관측하여 관측된 신호를 합성해 마치 가상의 큰 전파망원경이 관측한 효과를 내는 것을 일컫는데, 여러 개의 망원경이 관측한 신호를 합성하는 장치가 전파간섭계의 핵심 장치인 상관기(correlator)이다.

우리가 망원경으로 어떤 전체를 잘 보려면 망원경 초점에 상을 맺게 해야 하는데 상관기는 가상의 전파망원경인 전파간섭계의 초점을 맞추게 하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전파간섭계의 초점을 잘 맞추려면 멀리 떨어진 개개의 전파망원경이 수신한 우주 전파 신호의 지연 시간과 위상을 보정해 주어야 하며, 이를 위해 초정밀 원자 시계가 사용되고 있다.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일본의 VERA, 중국의 CVN은 공동협약을 맺고 동아시아VLBI 관측망(EAVN)을 운용하고 있으며, EAVN의 핵심 상관기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대전상관기이다. 현재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남은 하드웨어 상관기이며, 이미 다른 전파간섭계 상관기는 고성능 컴퓨터시스템에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있는 중이다. 대전상관기는 최대 16개의 전파망원경이 각각 초당 1기가바이트로 기록한 관측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합성 처리하는 세계 최고의 능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재 KVN은 강원도 평창에 한 기의 전파망원경을 추가로 건설, 4기의 KVN 전파망원경을 운영하면서 관측하는 우주 전파 수신 대역폭을 월등히 넓힌 광대역 수신기를 장착하여 초당 4기가바이트의 초고속 기록 데이터를 만들어내게 됐다. 대전상관기는 이를 처리하기에 역부족이라 수년 전부터 GPU를 이용한 차세대 GPU상관기를 개발, 현재는 성능 검증중에 있다.

초고분해능력을 가진 전파간섭계는 블랙홀 관측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성간가스와 먼지들이 응축해 굉장히 작은 영역에서 일어나는 별탄생 관측과 죽음을 앞두고 가지고 있는 물질을 우주 공간으로 뿜어내는 늙은 별의 크기, 각각의 전파망원경이 떨어져 있는 거리를 수 ㎜까지 측정하는 측지 관측, 심우주 탐사선의 정밀한 위치 추적 등에도 이용되고 있다.

더 넓은 우주 영역으로 나아가려는 인류의 바람에 따라 미국의 NASA는 Moon to Mars라는 거대한 과제를 진행 중에 있는데 더 자세히 보려는 지적 호기심을 더해 달과 화성에도 전파망원경을 건설해 지구상의 전파망원경과 전파간섭계를 이루는 것을 작게나마 꿈꿔본다. 정동규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