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계’와 ‘친윤계’, 절대 현혹되지 마라 [편집국장의 편지]

변진경 편집국장 2024. 10. 28. 06: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

돌은 국민이 맞고 있었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비선 논란, 특혜 의혹, 언론 탄압, 노동 탄압, 역사 전쟁, 의료 대란, 안보 불안, 전세 사기, 물가 폭등, 외교 참사, 재난 참사···. 하루가 멀다 하고 날아드는 윤 대통령 '실정'의 돌멩이에 매일 뒤통수를 얻어맞는 심정으로 2년6개월을 살아가고 있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지는 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주 〈시사IN〉 제작을 진두지휘하는 편집국장이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우리 시대를 정직하게 기록하려는 편집국장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입은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랬다. 돌은 국민이 맞고 있었다. 10월22일 부산 범어사를 찾은 윤석열 대통령은 스님들과 차를 마시며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라며 이렇게 다짐했단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한 바로 다음 날이었다.

비선 논란, 특혜 의혹, 언론 탄압, 노동 탄압, 역사 전쟁, 의료 대란, 안보 불안, 전세 사기, 물가 폭등, 외교 참사, 재난 참사···. 하루가 멀다 하고 날아드는 윤 대통령 ‘실정’의 돌멩이에 매일 뒤통수를 얻어맞는 심정으로 2년6개월을 살아가고 있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어안이 벙벙해지는 말이다.

언행일치, 윤 대통령은 진짜 자신의 말대로 했다. 과거 대통령과의 인터뷰 ‘쇼’에서 디오르 명품 백을 “파우치, 외국 회사 조만한 백”이라 부르던 앵커가 KBS 사장 후보로 낙점되고, “대외활동 더 자제할 거”라고 밝힌 김건희 여사는 폴란드 대통령 부부를 맞는 공식석상에 함께 서고, 윤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을 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직접 공급을 검토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모두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한 이틀 뒤의 일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 22%(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10월21∼23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대상 전국지표조사(NBS))를 기록한 당일의 행보다. 이것은 뚝심인가 오기인가 폭정인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한동훈 대표(오른쪽). ⓒ시사IN 박미소

누가 대통령을 이렇게 만들었나. ‘민심과 여론’ ‘변화와 쇄신’ ‘리스크 해소’를 말하는 이들 가운데에도 책임을 피하지 못할 자들이 여럿이다. 이제 와서 대통령에게 ‘직언’을 내놓았다며 대단히 용감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둘러 모여 후일을 도모하는 이들을 보라. 그 중심에 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윤 대통령의 ‘황태자’로 불리며 법무부 장관 임명장을 받고 윤석열의 ‘검찰 공화국’을 완성시킨 장본인이다. 김건희 특검법은 “악법”이고 명품 백 수수 사건은 “몰카 공작”이라고 규정했던 이다. 이른바 ‘친한계 긴급 번개’에 참석했다는 인사들 면면도 보라. 용산에서 대통령을 비호하다가 총선 때 공천 받아 여의도로 가게 된 이들도 거기 섞여 있다. 그중 한 의원은 채 상병 사건을 “군 장비를 실수로 파손한 사건”에 빗대기도 했다.

그러니 뉴스판을 도배하는 ‘친한계’와 ‘친윤계’ 따위의 구분에 현혹되면 안 된다. 모두가 국민에게 돌을 던진, 최소한 알면서도 막지 않은 공범이다. 원형 탁자나 테이블 위 제로콜라 같은 가십거리를 넘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손가락이 아닌 하늘의 달을 주시해야 할 때다.

변진경 편집국장 alm242@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