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풍자 불편?’…중 상하이, 핼러윈 금지령

박은하 기자 2024. 10. 28.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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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단속에 분위기 위축
난징 등선 코스프레 목격
축제도 못 즐기네… 중국 경찰이 지난해 핼러윈(10월31일) 당시 대규모 행사가 열렸던 상하이 쥐루로에 26일 철제 울타리를 치고 경계를 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핼러윈(10월31일)을 앞둔 주말 중국 상하이에서 경찰이 코스프레 차림을 엄중히 단속해 지난해와 같은 축제 분위기가 자취를 감췄다.

난징과 항저우에서는 청년 실업에 대한 풍자 메시지를 담은 코스프레 차림이 목격됐다.

27일 대만 매체 중국시보에 따르면 지난 25일 밤부터 상하이의 유명 번화가 쥐루로 파운드158 광장 일대를 경찰이 에워쌌다. 광장에는 울타리도 설치됐다.

이곳은 지난해 핼러윈 당시 대규모 코스프레 행사가 열린 곳이다. 핼러윈은 중국에서 ‘만성절’이라고 불린다. 중국에서 젊은이들이 ‘서양 명절’인 핼러윈을 즐기는 것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지만 도시 젊은층은 특별한 복장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여겨 핼러윈 축제를 즐기고 싶어 한다.

지난해 핼러윈에는 만화·영화 캐릭터뿐만 아니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상징하는 곰돌이 푸, 코로나19 방역요원, 바닥을 친 상하이 주가지수, ‘의학을 배워도 중국인을 구할 수 없다’는 문구를 든 루쉰 등으로 분장한 젊은층이 쏟아져나와 광장을 가득 메웠다. 3년간의 봉쇄에 시달린 시민들이 핼러윈을 풍자 메시지를 전하며 마음껏 스트레스를 푸는 기회로 삼았다고 해석됐다.

상하이 경찰은 올해 핼러윈에도 대규모 행사가 이어질 조짐이 보이자 공포와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올해 핼러윈 코스프레 행사를 금지한다고 통고했다.

이날 광장과 인근 상가에는 예년과 달리 사람이 적었으며 서너명이 모여 있기만 해도 경찰이 떠나라고 재촉했다고 중국시보가 전했다.

파운드158 광장에서 3.4㎞ 떨어진 번화가 화이하이중로에도 주말에 경찰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경찰이 코스프레 의상을 입은 사람들의 지하철 탑승과 이동을 제지했다는 목격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왔다.

전통복장 차림도 단속의 대상이 됐다. 한 누리꾼은 자신이 재물신 분장을 하고 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경찰이 역 바깥으로 나오지 말고 집으로 돌아가라며 자신을 제지했다고 더우인 영상에서 전했다.

항저우와 난징에서는 코스프레 차림을 한 젊은이들이 목격됐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27일 전했다. 항저우와 난징은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도시로 꼽힌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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