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계파 해체 선언에도… 우리금융 계열사 CEO 놓고 한일·상업 ‘이전투구’

송기영 기자 2024. 10. 28.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금융지주가 회장의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를 폐지하는 등 조직 문화 쇄신에 나서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출 과정이 오히려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 계열사 14곳의 CEO는 한일은행 5명, 상업은행 5명, 외부 출신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금융권에선 이번에도 한일·상업은행 출신이 계열사 CEO를 양분하는 관행이 이어질 경우 임 회장이 계파 문화 해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임종룡, 제왕적 회장·계파 문화 타파 공언
“계열사 CEO 동수 깨질라”… 계파 간 경쟁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 여부 초미 관심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뉴스1

우리금융지주가 회장의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를 폐지하는 등 조직 문화 쇄신에 나서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출 과정이 오히려 치열해지고 있다. 내부 계파 문화 해체를 위해 제도를 없앴지만, 우리금융 안팎에선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의 이전투구가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자회사 경영관리 규정을 개정하고 지주 회장의 자회사 임원 사전합의제를 폐지했다. 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약속했던 조지 문화 혁신의 하나다.

임원 사전합의제는 계열사 CEO가 임원 인사를 할 때 지주 회장과 합의를 하는 제도다. 사실상 우리금융 회장이 계열사 임원 권한까지 갖고 있던 셈이다. 임 회장은 지주 회장의 이런 ‘제왕적 권한’이 그룹 내 계파 문화를 악화하고, 내부 소통을 불투명하게 한다고 진단했다. 임 회장은 국감에서 우리금융의 계파 문화에 대해 “이런 음지의 문화를 없애지 않고, 우리금융이 바로 설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임 회장의 조직 문화 쇄신과 달리 물밑에선 오히려 계파 간 CEO 쟁탈전이 치열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은 계열사 CEO를 한일·상업은행 출신을 동수로 두는 관행이 있다. 현재 우리금융 계열사 14곳의 CEO는 한일은행 5명, 상업은행 5명, 외부 출신 4명으로 구성돼 있다. 관료 출신인 임 회장이 취임하고도 이런 관행이 이어진 것이다.

임 회장이 국회에서 계파 문화 해체를 공언하자 이 관행이 깨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리금융 안팎에서 나온다. 우리금융은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둔 7개 계열사 CEO 후임 인선을 위한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임기가 만료되는 상업은행 출신 계열사 대표는 조병규 우리은행장과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등 4명이다. 한일은행 출신은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등이다.

왼쪽부터 조병규 우리은행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우리금융지주 제공

금융권에선 이번에도 한일·상업은행 출신이 계열사 CEO를 양분하는 관행이 이어질 경우 임 회장이 계파 문화 해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계파 문화 해체 신호탄으로 CEO 동수 분배 관행이 이번에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이미 각 계파 내부에선 더 많은 CEO를 차지해야 한다는 논의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임원 사전 협의제가 폐지되면서 이번에 선출된 CEO는 임원 선출 전권까지 갖게 된다. 특히 우리은행장 선출에 양 계파의 관심이 집중된다. 우리은행 부행장은 차기 행장 후보군이면서 계열사 CEO로도 이동할 수 있는 자리다. 부행장 선출 권한을 행장이 갖기 때문에 양 계파 모두 관심을 쏟고 있다.

우리금융 임원 출신 인사는 “행장을 놓고 상업은행 출신은 ‘한 번 더’를, 한일은행 출신은 ‘이번엔 우리가’를 각각 외치고 있다“며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정 대출을 빌미로 조 행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조 행장이 연임하든 물러나든 내부적으로 큰 갈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