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테급 활동량' 울산 루빅손 "동료들에 더 뛰라고 해서 미안한데, 이겼잖아"[현장 인터뷰]

김성수 기자 2024. 10.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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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울산 HD가 포항 스틸러스와의 '동해안 더비'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두고 우승까지 한걸음만을 남겼다.

이날 엄청난 활동량과 결승 도움으로 울산의 승리를 이끈 스웨덴 공격수 루빅손은 동료들에게 재치 있는 말을 남기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엄청난 활동량을 자랑하는 울산 HD 루빅손.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울산은 27일 오후 2시 경상북도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5라운드 포항과 '동해안 더비' 원정경기서 2-0으로 승리했다.

울산은 이 승리로 승점 65점(19승8무8패)을 쌓아 리그 1위를 지키고 2위 강원(승점 61)의 추격으로부터 일단 도망갈 수 있었다. 만약 울산이 오는 11월1일 강원과 홈경기에서 승리한다면, 다른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3년 연속 K리그1 우승을 달성한다.

반면 포항은 이 패배로 승점 52점(14승10무11패)의 5위에 머물렀다. 선두 울산과 승점 13점 차가 된 상황. 남은 리그 세 경기에서 포항 전승-울산 전패의 결과가 나와도 포항이 9점을 좁히는 데 그쳐 울산의 승점을 넘을 수 없기에, 포항의 올 시즌 K리그1 우승은 불가능해졌다.

계속되는 '위기 뒤 기회'를 먼저 득점으로 연결한 쪽은 울산이었다. 울산은 전반 32분 오른쪽으로 공격 전개 후 루빅손의 낮은 크로스를 문전에서 왼발로 마무리한 고승범의 선제골로 1-0 앞서나갔다.

동점골을 간절히 원하던 포항은 암초를 만났다. 후반 6분 센터백 이규백이 포항 진영 왼쪽 측면에서 공을 가진 울산 이청용을 저지하려가 이청용의 왼쪽 무릎을 향해 발 높은 태클을 가해 퇴장을 당하고 만 것. 수적 열세에 처한 포항은 미드필더 오베르단을 잠시 센터백으로 기용하다 수비수 최현웅을 투입해 중앙 수비를 메워야 했다.

울산은 포항의 상처를 놓치지 않고 물어뜯어 기어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 19분 문전에서 보야니치의 패스를 골대 등지고 받은 주민규가 순식간에 몸의 방향을 골대 쪽으로 틀어 오른발로 마무리해 울산의 2-0 승리를 만들었다.

ⓒ프로축구연맹

루빅손은 이날 역시 엄청난 활동량으로 공수에서 안 보이는 곳 없이 활약했다. 경합이 벌어지는 곳에 어느새 금발의 선수가 나타나면 바로 루빅손이었다. '활동량의 상징'과도 같은 프랑스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를 떠올리게 하는 플레이. 여기에 결승 득점까지 도왔으니 팀의 입장에서는 '효자'였다.

경기 후 스포츠한국과 믹스트존에서 만난 루빅손은 "이겼기 때문에 기분은 당연히 좋다. 팀 구성원 모두 경기 전부터 동기부여가 잘 됐던 게 승리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루빅손은 김천과의 직전 리그 경기에서 조현우 골키퍼를 지나 골문으로 들어가려는 공을 걷어내며 팀의 패배를 막았다. 이날 포항전에서는 결승골을 도왔으니 두 경기 연속으로 결정적인 활약을 한 것이었다.

그는 "라이벌전일수록 작은 실수로 인해 득점과 실점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예민해지기도 하고 한발 더 뛰게 된다. 동료들에게 좀 더 뛰라고 지시를 많이 해서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결국은 이겼으니 기분 좋다"고 전했다.

원래도 좋았던 체력이 더 향상된 듯하다고 칭찬하자 루빅손은 "시즌 첫 부상을 당했을 때는 차분히 회복하고 좋은 몸을 만들어 복귀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두 번째 부상 후 돌아왔을 때는 '90분 동안 열심히 뛰자'는 생각만 했다. 훈련과 경기에서 모든 걸 쏟아내자고 다짐하다보니 체력적으로도 좋아진 듯하다"며 웃었다.

루빅손 역시 다가올 강원전 승리가 리그 3연속 우승으로 직결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물론 이기면 우승이지만, 그 한 경기 결과에 일희일비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이날 포항전에서도 강원과 김천의 맞대결 결과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의 축구에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두려움은 전혀 없다. 울산의 플레이를 한다면 강원전에서도 좋은  일이 따라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축구연맹

루빅손은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기 전에 "수염을 기른 이후로 팀이 리그에서 진 적이 없다. 하지만 리그에서 지는 순간 바로 밀어버릴 것"이라며 웃음과 함께 자신의 기분 좋은 징크스를 슬쩍 말하기도 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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