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혼 합법화 반대” 110만명이 모여 연합 예배

서보범 기자 2024. 10. 28.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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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청·여의도 등 11개 도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 집회
개신교 일각 “혐오 걷어치워라”
2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와 서울광장 일대에서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이 집회에 참석한 개신교도들은 ‘동성혼 법제화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주장했다. 이날 서울 세종대로, 여의대로 등에서 열린 한국교회연합 집회에는 경찰 추산 약 23만5000명, 주최 측 추산 약 110만명이 참가했다. /뉴시스

일요일인 27일, 서울 광화문·서울역·여의도 등 도심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는 개신교계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여의대로 등 11개 도로 17개 구간에서 연합 예배를 하고 ‘동성결혼 합법화 및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약 23만2500명, 주최 측 추산 약 110만명이 참가했다.

‘건강한 가정 거룩한 나라’를 주제로 한 이날 집회에서 조직위는 동성 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한 대법원의 지난 7월 판결을 두고 “동성혼 법제화와 차별금지법 제정의 발판”이라며 “우리 헌법에 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자연법과 창조의 원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조직위는 “청소년들이 동성애와 마약 등에 노출돼 있다”며 “국민 보건의 위협, 가정의 붕괴, 국가 재정의 낭비, 가치관의 혼란으로 다음 세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차별금지법 반대’ ‘다수의 역차별 조장’ ‘에이즈 감염 90% 이상 동성 성관계’ 등 팻말을 들고 ‘만복의 근원 하나님’ 등 찬송가를 불렀다.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타락한 도시 소돔과 고모라에 동성애가 성행해 신으로부터 영원한 불의 형벌을 받았다는 신약성서 유다서 구절을 낭독하기도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영상 축사에서 “할렐루야!”라며 한국 개신교를 향해 “소외된 이웃에게 위로와 소망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빛을 전하는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다”고 했다. 김승규 전 국정원장은 대표 기도자로 나와 “동성애 악법(惡法) 끝나게 하소서”라고 했다.

박한수(스트롱처치네트워크선교회) 목사는 예배 설교에서 대법원의 동성 동반자 건보 피부양자 인정 판결을 두고 “마침내 어이없게도 그들(동성애자)이 이겨버리고 말았다”며 “미국은 사법부가 뚫리고 정확히 2년 후에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뤄졌다. (한국 헌재 심판까지) 2~3년이 걸리는데, 그전에 입법부에서 어떤 일을 자행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박 목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미국·서구 국가에선 기독교 신앙의 자유가 억압당하고 있다”며 “마음대로 짐승처럼 살고 싶어서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실체”라고 했다.

김양재(우리들교회) 목사도 예배 설교에서 “(한국 사회가) 갈수록 악(惡)에 무감각해진다. 동성애도 한번 법으로 통과되면 이 무서운 죄가 아무렇지도 않은 평범한 악이 된다”고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동성애 등을 ‘성오염’이라고 표현하며 예배가 끝난 이후에도 찬송과 기도를 했다. 같은 시각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인근에선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도 정기 예배를 열었다.

이날 예배를 두고 개신교계 일각에선 ‘그 혐오와 저주의 예배를 걷어치워라’라는 제목의 규탄문을 내기도 했다. 무지개예수·섬돌향린교회 등 50여 개 단체는 “성소수자 그리스도인과 그 동료들은 신앙공동체에서조차 신앙의 이름으로 상처받고 있다”며 “종교의 이름으로 폭력이 정당화될 때 사회 갈등은 더 깊어진다”고 했다.

시민들은 소음, 교통 정체로 불편을 겪었다. 이번 집회로 세종대로, 여의대로 구간 중 일부는 이날 새벽부터 교통이 통제됐다. 경찰은 집회가 종료된 오후 5시까지 광화문·시청역·숭례문·서울역 일대 2개 차로를 제외한 양방향 전 차로를 통제했다. 오후 4시 세종대로 일대 차량 통행 속도는 시속 3~9km를 기록했다. 경찰은 일대에 교통 경찰 200여 명을 배치하고, 가변 차로를 운영하는 등 교통 관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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