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1467] 돈의 메시지

조용헌 건국대 석좌교수·문화컨텐츠학 2024. 10. 28. 00: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 통용 1달러 동전들. /SNS

20~30대들이 공통적으로 나에게 묻는 질문의 핵심은 돈이다. ‘돈을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나에게 언제 그런 기회가 오느냐’다. 돈에 대한 질문의 강도는 압도적으로 강하고 기타 인생에 대한 질문은 시들하다는 것이 요즘 젊은 세대의 특징이다. 다들 돈에 눈을 빨리 떴다.

돈이란 무엇인가? 자유다. 미국 1달러짜리 은색 동전에 보면 ‘LIBERTY’라고 새겨져 있다. 이것이 미국 사람들의 돈에 대한 철학을 한 단어로 규정한 것이다. 자유는 2가지 측면이 있다. 하나는 구속받지 않는 자유이다. 월급 타려고 매일 출근 지하철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보기 싫은 상사 밑에서 듣기 싫은 소리 안 들어도 되는 자유다. 다른 하나는 욕망의 충족이다. 돈이 있으면 생물학적 욕구(食·色)와 사회적 욕구(아파트·명품·자동차)를 충족시킬 수 있다. 욕망의 충족도 자유를 준다. 그러니 ‘돈은 자유를 준다’는 말은 심오하다.

그런데 이 돈은 어디서 오는가? 사업적 능력, 아이디어에서 오기도 한다. 더 근원적으로는 자기가 과거에 베풀어 놓은 공덕에서 돈이 온다는 것이 동양사상적 관점이다. 식신생재(食神生財)가 이것이다. 식신은 베푸는 기질을 가리킨다. 정주영을 비롯해 내가 만나본 부자들의 80%는 식신생재의 팔자였다. 반대로 무재팔자(無財八字)도 돈이 있는 사람이 있다. 무재팔자인데 어떻게 돈이 있냐? 무재팔자는 돈이 있어봐야 쓸데가 없는 사람이다. 인색하기 그지없고, 주변에 사기꾼 아니면 냉소적인 인간관계로 둘러싸여 있다. 자기는 한 푼도 써보지 못하고 자식대에 다 재산이 흩어지는 경우를 여러번 봤다.

돈의 메시지는 재다신약(財多身弱)이다. 돈이 많으면 몸이 약해진다. 재다신약 팔자들이 돈 벌려고 정신없는 인생을 살다보면 건강이 상할 수밖에 없다. 돈이 많으면 이상하게도 가족 중에 건강이 불편한 경우가 제법 있다. 전생까지 포함해 돈을 버는 과정에서 남의 원한을 많이 사면 본인 몸도 약해지고 가족들의 몸까지 나빠질 수도 있다. 돈이 많으면 비례해서 법정 소송도 많이 하고, 소송을 많이 하면 몸은 약해진다. 병이 왔을 때 주변에 돈을 풀면 병이 낫는 수가 있다. 혜택받은 사람들이 칭송을 하고 좋은 에너지를 보내기 때문이다.

돈은 팔자다. 팔자에 돈 없는 사람이 과도하게 돈에 집착하면 수명 단축하거나 감옥에 가게 된다. 이 세상에 돈 안 벌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노력한다고 돈 많이 버는 것도 아니라는 이치를 깨달으려면 60세는 살아보아야 한다.

△매일 조선일보에 실린 칼럼 5개가 담긴 뉴스레터를 받아보세요. 세상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91170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