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계속고용 논의하되 ‘기존 임금 그대로’ 정년 연장 고집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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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 현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급속히 줄고 은퇴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계속고용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연공급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 채 정년만 일률적으로 연장할 경우 저성장에 직면한 우리 경제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년 연장 논의와 함께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개혁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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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고령화 현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급속히 줄고 은퇴자가 급증하고 있는데도 계속고용에 대한 논의가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최근 8차례 전체회의를 열어 계속고용 문제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노사는 현행 60세인 정년의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 방안에서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노동계는 근속연수가 길수록 임금을 많이 받는 현행 연공급 체계를 유지하는 정년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경영계는 ‘퇴직 후 재고용’ 또는 임금 적용 방식을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전국 국공립대 교수 노조는 정년을 현행 65세에서 67세로 늦춰달라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연공급 임금체계를 그대로 둔 채 정년만 일률적으로 연장할 경우 저성장에 직면한 우리 경제와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회에 발의된 65세 정년 안이 그대로 올해 통과된다면 2013년 55·58세이던 정년이 ‘60세 의무화’로 바뀐 후 11년 만이다. 우리와 고용·노동구조가 비슷한 일본이 60세에서 65세로 정년이 바뀌는 데 걸린 26년보다 2배 이상 빠른 셈이다. 일본은 기업들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여건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 정년제 폐지, 정년 연장 등을 놓고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해 사실상 65세 정년을 이뤄냈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노인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사회적 부양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일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게 도울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해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하면서 청년층 취업과 고령층 계속고용 등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노사정이 지혜를 발휘해 심층적 논의를 해야 할 때다. 정년 연장 방식은 일본의 경험을 참고해 기업에 맡기거나 노사 협의에 따라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률적으로 정년을 늘리면 대기업·공공 부문 정규직 근로자 등에게만 혜택이 쏠리면서 고용시장의 양극화만 더 키우게 된다. 정년 연장 논의와 함께 임금체계 개편, 근로시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개혁도 함께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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