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도 모른 공수처 검사 연임재가 소식 법사위에서 툭 던지듯 공개한 유상범

김용욱 기자 2024. 10. 27. 21: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국회] 김승원 야당 간사 "어떻게 아셨나?" 유상범 여당 간사 "원내대표님한테 연락받아"
25일 법사위 국감 공수처장 "공수처에서 연임에 대해 연락 받은 거 없어"
박정훈 대령 "끝자락에 재가, 수사에 메시지 주는 모습으로 생각"
서영교 "아직 (재가) 기사 안 나와" 유상범 "아니면 말고"

[미디어오늘 김용욱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채 해병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담당하던 수사 검사들이 임기 만료를 이틀 앞두고 윤 대통령의 연임 재가가 이뤄졌다. 특히 이 같은 사실은 지난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 도중 연임 재가가 늦어지는 데 대해 야당 간사가 질타하던 와중에 유상범 여당 간사의 입을 통해 툭 던지듯 나왔다. 언론 보도에도 아직 안 나오고 증인으로 나온 공수처장도 박정훈 해병대 대령도 처음 듣는 사실이었다.

이날 오후 4시 45분께 김승원 법사위 야당 간사(더불어민주당)는 박정훈 대령에게 “지금 공수처 수사4부가 순직 해병 외압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수사 4부 이대환 부장검사가 아마 27일 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것 같다”며 “이미 공수처에서는 8월에 인사위원회를 개최해서 연임을 통과시켰고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 검사 연임을) 재가만 하면 되는데...”라고 질의를 하는 도중, 유상범 법사위 여당 간사가 마이크가 켜진 상태에서 툭 던지듯 말했다.

유상범 여당 간사: 재가했어요.

김승원 야당 간사: 재가했습니까? 언제 했어요?

유상범 간사: 오늘.

김승원 간사: 오늘? 그건 또 어떻게 아셨습니까?

유상범 간사: 연락받았습니다. 원내대표님한테.

이날 공수처 검사 연임 재가 문제는 오전 법사위 국감에서도 주요 질의 중 하나였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이 연임 결정이 지연되는 데 의구심을 나타내자, 오동운 공수처장은 “연임을 확신한다”며 우회적으로 대통령의 재가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해 우려가 감돌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여당 간사가 추경호 원내대표에게 들었다며 툭 던지듯 검사 연임 재가 소식을 알린 셈이다.

소식을 확인한 김승원 간사는 “재가 오늘 했네요. 역시 법사위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님들이 기자회견하고 또 전현희 최고위원께서 계속 비판하니까 연임을 결정했다. 다행”이라며, 박정훈 대령에게 “순직 해병 수사 외압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혹시 통지를 받거나 그런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박정훈 대령은 “공수처로부터 어떤 연락을 받거나 고지받은 사실은 없고 저도 방금 이대환 부장검사나 차정현 부장검사가 재계약됐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 자리에 오기 전까지는 그런 내용을 몰랐고 그래서 이것(연임 재가가 늦어진 것)은 공수처에 대한 또 다른 수사 외압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승원 간사는 “그렇죠. 예컨대 김건희 여사 명품백에 대해 대면조사를 하려고 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라인을 완전히 날려버렸 듯이, 공수처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수사를 하려고 했던 검사들을 이렇게 간당간당 끝까지 벼랑까지 몰아놨다가 제가 볼 때는 어쩔 수 없이 연임을 재가한 것은 역시 수사 방해 의도가 있다. 아니면 겁박의 의도가 있다고 보여져서 참으로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승원 간사 질의 도중 관련 보도를 찾아보던 서영교 의원이 “아직 기사는 안 나왔다”고 하자, 유상범 간사는 “아니면 말고”라며 웃으면서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김승원 간사는 오동운 공수처장에게도 공수처가 검사 연임 결정을 대통령실로부터 연락받은 게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뭐예요? 여당 간사님한테 먼저 연락이 온다는 게... 이거 뭡니까”라고 말했다.

박정훈 대령은 “공수처에서 이 수사 외압 사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한 지도 1년이 지나고 있는데, 제가 세 차례 가서 조사를 받았고. 당시 분위기나 공수처에서 지금 하는, 특히 4부에서 하는 업무량이라는 것이 물리적으로 제가 느끼기에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그런 내용들을 하고 있었다”며 “채 해병 사건뿐만 아니고 다른 중요한 사건들도 많이 하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특히 검사가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수사관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직접 겪은 공수처 상황을 전했다.

박 대령은 “공수처에서 검사 연임에 대해 거의 끝자락에 이렇게 재가하는 모습 자체도 상당히 수사에 대해서 어떤 메시지를 주거나 압력을 주거나 힘들게 하는 모습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