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사실상 인정한 북, 주민엔 여전히 ‘쉬쉬’
내부 동요 커질까 숨기는 듯
북한이 지난 25일 러시아 파병을 간접적으로 인정하는 듯한 입장을 발표했지만 이를 주민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현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 외무성이 대외매체를 통해 발표한 입장을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와 라디오 매체인 조선중앙방송도 관련 언급이 없었다.
앞서 김정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지난 25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최근 여론화되고 있는 대러시아 파병설과 관련한 입장’을 발표했다. 김 부상은 “만약 그런 일(파병)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견을 명시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은 것이다. 또 북·러 간 파병은 지난 6월 양측이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따라 적법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러시아 파병과 관련된 소식을 전하지 않는 것은 내부 동요를 의식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이 파병 사실을 숨기기 위해 군인들의 가족을 집단 이주시켜 격리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국가정보원이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한편 북한 외무성 대외정책실장은 지난 2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한·미 공군의 연합공중훈련인 ‘프리덤 플래그’를 “매우 위험천만한 군사적 도발 행위”라며 “만일 조선반도(한반도)에서 그 누구도 바라지 않는 상황이 초래되는 경우, 그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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