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진 등산로에 ‘이것’이 떡하니…인왕산 경사지 조심해야 하는 이유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 인왕산과 안산에 서식하는 야생 멧돼지가 특히 낮엔 쉬고 밤엔 활발히 움직이는 특성을 지닌 것으로 27일 파악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서울 서대문구 독립문역 주변 인왕산과 안산을 1~7월 자체 개발한 ‘멧돼지 개체 탐지 기법’으로 조사했다. 이 결과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마련한 멧돼지 경로와 서식지 예측 정보를 오는 28일부터 서울시에 제공한다.

자원관이 개발한 멧돼지 개체 탐지 기법은 무인기가 지정된 경로로 비행하며 멧돼지를 포착하는 방식으로, 국내 산악지형에 활용하기 적합하다. 무인기와 무인 카메라를 활용한 이번 조사에서 멧돼지는 총 283회 촬영됐다.

결과를 보면 주간(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는 휴식을 취할 때가 많았다. 주간에 멧돼지가 촬영된 55회 가운데 38회가 휴식 중인 모습이었다.

야간(오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7시까지)에는 228회 멧돼지가 촬영됐는데, 235회가 이동 중에 찍혔다.

주간엔 쉬고, 야간에 이동하는 특성이 확인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오전 7시 전후엔 멧돼지가 휴식을 취할 때가 많았다. 개나리 등 관목이 군락을 이룬 곳에서 32회, 등산로에서 20ｍ 이내로 떨어진 경사지에서 8회 정도 멧돼지가 휴식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오후 7시에서 오전 5시까지엔 멧돼지가 이동하거나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특히 멧돼지는 오후 10시 이후에는 도심에 가까운 저지대 능선까지 내려와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번 조사에서만 2차례 확인됐다. 사람을 피해 움직이는 모습도 촬영됐다.

조사 결과를 딥러닝 기술로 분석한 결과 인왕산과 안산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높이 11ｍ 정도의 높은 나무가 울창한 능선을 따라 이동하고 낮은 나무가 우거진 급경사지에서 휴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자원관은 이번 조사 결과가 생태통로를 개선하고 등산로와 산책로에 경고 표지판을 설치하는 등 멧돼지에 의한 피해를 줄이는 데 활용되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