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저리 가라’…세계 최대 지열 발전소, 미국에 짓는다
축구장 350개 면적으로 들어서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와 맞먹는 발전 용량을 지닌 세계 최대 지열 발전소가 미국에 지어진다.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원을 다양화할 방안이 될지 주목된다.
미국 내무부 소속 기관인 토지관리국은 이달 중순 유타주 남서부에 있는 비버카운티 내 대규모 지열 발전소 건설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건설은 미국 지열 발전 기업인 퍼보에너지가 맡는다.
이번에 건설 승인이 떨어진 지열 발전소의 가장 큰 특징은 엄청난 발전 용량이다. 최대 2GW(기가와트)가 목표다. 원전 2기 수준의 발전 용량이다. 지열 발전소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다.
지열 발전은 지구 내부의 열이 만든 수증기로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만드는 방법이다. 마그마가 흔한 화산 지대에서는 온천에서 산출되는 수증기로 비교적 쉽게 지열 발전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화산지대가 아니어도 지열 발전이 가능한 기술이 나와 있다. 100도가 넘는 온도를 지닌 지하 암석층까지 구멍을 뚫은 뒤 인위적으로 물을 주입해 수증기를 만드는 ‘EGS’라는 방식이다. 유타주에 건설될 지열 발전소도 EGS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향후 유타주에 지어질 지열 발전소는 송전선과 진입로 등 각종 부대시설을 포함해 전체 면적이 255만㎡(축구장 약 350개)에 달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은 토지관리국 주도로 공유지를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활용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탄소 없이 전기를 만들어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토지관리국은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건물 난방과 온실 운영 등에 지열 발전에서 나온 전기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지열 발전은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원을 다변화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해가 없는 밤에는 태양광이, 바람이 부족할 때에는 풍력에서 전기를 만들기가 곤란한데, 이런 약점을 지열 발전이 메워줄 수 있는 것이다.
지열 발전은 기상에 영향받지 않고 24시간 전기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원자력이나 화력이 맡는 기저발전 역할을 일부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 토지관리국은 “이번 유타주 발전소 건설 승인을 계기로 향후 지열 발전 성공 가능성이 높은 미국 서부에 대한 관찰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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