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과 극적인 연장 승부…안병훈 ‘기쁨의 눈물’

김경호 기자 2024. 10. 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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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월드투어·KPGA 공동주관
‘제네시스 챔피언십’
엄마 고마워 프로골퍼 안병훈(오른쪽)이 27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연장전에서 김주형을 제치고 우승한 후 어머니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주형 18번홀 2m 버디 실패
고전하던 안병훈과 희비 엇갈려
안 “가족 앞에서 우승해 눈물 나”
‘9위’ 김홍택, 내년 출전권 확보

안병훈이 마지막 18번홀(파5) 극적인 버디로 이어간 연장에서 승리하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김주형은 마지막 홀 2m 버디 실패로 연장에 끌려간 뒤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세계랭킹 35위 안병훈은 27일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GC(파72·7470야드)에서 유럽프로골프 DP월드투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7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치고 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김주형(세계 25위)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첫 연장에서 승리했다.

안병훈은 2015년 유럽투어 메이저급 대회 BMW PGA 챔피언십(5월) 이후 9년 만에 고국에서 DP월드투어 두 번째 우승을 하며, 우승상금 68만달러(약 9억4500만원)를 거머쥐었다. KPGA 투어에서 2015년 신한동해오픈(9월) 이후 9년 만에 거둔 두 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18번홀에서 이어진 연장전은 세 번째 샷에서 희비가 갈렸다. 김주형이 투 온을 노린 세컨드 샷은 조금 짧아 그린 앞 벙커 경사지 턱에 걸렸고, 불안정한 자세로 친 세 번째 샷이 턱없이 크게 날아가 반대편 갤러리 텐트 앞에 떨어지는 바람에 결국 보기로 물러났다.

27일 인천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 연장전에서 안병훈에게 패한 김주형이 이날 경기 6번홀에서 티샷을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안병훈은 티샷이 오른쪽 연못에 빠질 뻔한 위기를 딛고 세컨드 샷을 그린 옆 러프에 올렸고, 1m 남짓한 버디 퍼트를 성공한 뒤 김주형과 포옹하며 격려 인사를 나눴다.

DP월드투어가 본토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구름 관중이 챔피언조를 따라다니며 응원 함성을 뿜어냈고, 안병훈과 김주형은 멋진 플레이로 화답했다.

전반에 고전하던 안병훈은 13, 15, 16번홀 버디로 공동선두에 오른 뒤 17번홀(파3)에서 뼈아픈 보기를 범했으나 18번홀에서 2.5m 버디 퍼트를 넣고 김주형을 압박했다. 우승을 눈앞에 두었던 김주형은 그보다 짧은 버디 퍼트를 실패하는 바람에 연장으로 끌려가 2021년 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 이후 2년5개월 만의 우승 문턱에서 물러났다.

우승 직후 뜨거운 눈물을 쏟은 안병훈은 인터뷰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이렇게까지 좋을 줄 몰랐다”며 “우승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고, 골프선수의 어려움은 다른 분들에 비해 어려움이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나름대로 힘든 시기를 극복하고 우승해서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님, 할머니 등 어려서부터 고생 많이 하며 뒷바라지해 주셨는데 가족 앞에서 우승해 눈물이 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마스터스, 올림픽, 투어 챔피언십 진출 등 올해 목표했던 모든 것을 이뤘고 보너스 같은 우승을 더해 너무 완벽한 1년이었다”며 “이번 우승이 PGA(미국프로골프) 투어 첫 우승 등 좋은 기운으로 작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1988 서울 올림픽 한·중 핑퐁 커플의 외아들인 안병훈은 18번홀 그린을 빠져나오며 어머니 자오즈민과 뜨거운 포옹을 했고, 이어 그를 기다리던 아버지 안재형을 비롯해 할머니 등 가족들과 감격을 나눴다.

김홍택은 이날 3타를 줄이고 KPGA 투어 선수 최고 순위인 공동 9위(11언더파 277타)에 올라 내년 DP월드투어 겸 PGA 투어 대회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인천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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