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변화무쌍 야경…전망대·크루즈·헬기서 골라보는 재미

미국 뉴욕=이유진 기자 2024. 10. 27.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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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불야성으로 2…야간관광이 살 길 <2> 육해공 넘나드는 뉴욕의 밤

- 마천루 둘러싸인 맨해튼 전망대 투어
- 가림막 없는 록펠러·영화 속 엠파이어
- 해 지는 시간부터 자정까지 북적북적

- 배타고 강에서 바라보는 환상적 경치
- 자유의여신상 등 훑으며 360도 관광
- 상공서 헬기로 직관하는 투어상품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고, 야경 스폿을 걸어 보고, 크루즈에서 감상하는 스카이라인까지. 미국 뉴욕의 야경을 감상하는 방법은 육해공을 넘나든다. 관광객들은 뉴욕이 분홍빛으로 물드는 선셋 시간부터 어둠이 내려앉는 밤까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풍경을 즐기기 위해 몇 시간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다. 전망대 명당자리를 사수하려면 치열한 눈치 싸움은 필수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덤보에서 이스트 강을 사이에 두고 바라보는 맨해튼 시티뷰 야경. 브루클린 브리지와 그 아래 덤보 야경을 대표하는 상징물 ‘제인의 회전목마’가 조명으로 환하게 빛나고 있다. 이유진 기자


▮맨해튼 전망대 5곳 인산인해

뉴욕 5개의 자치구 중 하나인 맨해튼은 마천루로 둘러싸인 도시다. 맨해튼에만 도심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5개(톱 오브 더록, 엠파이어 스테이트, 서밋, 엣지, 원월드)나 몰려 있다. 특히 이들 전망대의 인기 관람 시간은 선셋과 야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일몰 1시간 전부터다. 각 전망대마다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조망 포인트가 달라 야경도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이런 이유로 해 질 녘 뉴욕 전망대는 관광객으로 포화상태를 이룬다.

지난 8월 26일 뉴욕에 도착한 첫날 오후 일정은 뉴욕 최고의 선셋과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한 록펠러 센터의 ‘톱 오브 더록’ 전망대를 가는 것이었다. 뉴욕을 상징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비롯해 센트럴 파크, 타임스 스퀘어 등 맨해튼 스카이라인을 360도로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3개 층으로 이뤄진 전망대 중 제일 높은 70층 야외 전망대는 유리 가림막 없이 뉴욕 경치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도심 야경. 고층빌딩과 거리 불빛으로 별천지를 연상하게 한다. 이유진 기자


해가 자취를 감추는 오후 8시가 가까워질수록 도시는 분홍 주황 붉은빛으로 변하면서 물들어 갔다. 인파 속에 끼어 몸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지만 눈과 손은 빠르게 움직였다. 관광객들은 휴대폰으로 영상이나 릴스를 찍었고 몇몇은 전문가가 쓸 법한 카메라에 찰나를 담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눌렀다. 해의 빛이 완전히 사라져 깜깜해지자 이번에는 하늘을 찌를 듯이 치솟은 고층건물들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톱 오브 더록 전망대가 자정까지 문을 여는 이유다. 톱 오브 더록의 69층 전망대에는 이색 콘텐츠도 있다. 1930년대에 록펠러 센터를 지은 노동자들이 철골 빔에 앉아 끼니를 해결하던 장면을 담은 사진 ‘마천루 위에서의 점심’을 재현한 체험시설이다. 180도로 회전하는 빔에 걸터앉아 선셋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것이 묘미라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음 날 밤에 찾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뉴욕은 ‘별천지’를 연상하게 했다. 전망대 지점에 따라 달라지는 건물 야경과 허드슨강까지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세계적 건물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등장한 영화 ‘킹콩’을 비롯해 유명 인사들의 방문 모습 등 지금까지의 스토리를 담은 박물관도 마련돼 있다. 한국어 등 9개 언어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앱 서비스도 제공됐다. 이곳에서 만난 이탈리아 관광객 앨레나(28) 씨는 “타임스 스퀘어, 메이시스 백화점 등 주요 명소와 가깝고 밤늦게까지 전망대에 입장할 수 있어 좋다”며 “전망대마다 뷰 포인트가 다른 점도 재밌다. 나머지 전망대들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맨해튼 록펠러 센터의 ‘톱 오브 더록’ 70층 야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선셋. 이유진 기자


▮걸어서, 크루즈로, 밤 뉴욕 한 바퀴

뉴욕 중심지인 맨해튼에서 벗어나 이스트 강을 사이에 두고 ‘브루클린 덤보’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또 색다르다. 덤보는 ‘맨해튼 브리지 아래(Down Under the Manhattan Bridge Overpass)’의 앞 글자를 조합한 이름이다. 과거 브루클린은 우범지대였으나 맨해튼의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예술가들이 땅값이 낮은 이 지역으로 옮겨오면서 관광객들도 찾는 명소로 떠올랐다. 브루클린과 맨해튼을 잇는 2개의 다리(브루클린·맨해튼 브리지) 인근에 위치한 공원과 페블비치는 선셋·야경을 감상하기 위한 관광객과 현지인들로 붐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강 건너 맨해튼 고층빌딩 시티뷰는 황홀함의 극치다.

덤보 야경을 대표하는 상징물로는 ‘제인의 회전목마’도 있다. 1980년대 덤보 지역 개발을 맡은 사업자 아내의 이름을 딴 것으로, 당시 불모지였던 브루클린 브리지 공원에 사람을 끌어들이기 위해 1922년 제작된 낡은 회전목마를 경매로 구입해 수십 년간 복원한 끝에 설치한 것이다. 걸어서 이곳들을 지나친 뒤 마지막으로 130여 년 전 지어진 브루클린 브리지에 도착하면 덤보와 맨해튼의 환상적인 야경이 360도로 펼쳐진다.

육지에서 벗어나 크루즈와 헬리콥터로도 뉴욕 야경을 직관할 수 있다.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던 지난 8월 30일 오후 7시 크루즈를 타고 미드타운에서 출발해 허드슨강을 가로질러 자유의 여신상, 윌리엄스버그 브리지까지 맨해튼 가장자리를 모두 훑으며 야경을 감상하는 2시간 내내 머리 위에서는 헬리콥터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하늘을 누볐다. 뉴욕 야경을 상공에서 내려다보는 ‘헬기투어’가 진행 중이었다. 뉴욕에서 오랜 기간 일한 30대 한국인 가이드 김모 씨는 “뉴욕은 야경 스폿을 콕콕 집어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도록 시설을 갖췄다”며 “같은 야경도 크루즈 헬리콥터 전망대 등 풍부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해 관광객을 사로잡는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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