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 '정규직' 내려놓고 '기간제' 선회한다… "교권 위기 심각"

김민 기자 2024. 10. 27.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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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에 뜻을 두고 있으나 과도한 업무량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며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자진 전환하는 초등교원이 나타나고 있다.

해마다 교원을 감축하는 교육부 기조와 맞물려 인력난에 허덕이는 학교 현장에서도 기간제 교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이 같은 기현상이 고착화될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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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역 정규교원 해마다 내림세… 비정규직은 ↑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등 교직 회의감 원인 지목돼
일선 교사 "정당한 생활지도 가능토록 정비 필요해"
게티이미지뱅크.

교직에 뜻을 두고 있으나 과도한 업무량과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며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자진 전환하는 초등교원이 나타나고 있다.

해마다 교원을 감축하는 교육부 기조와 맞물려 인력난에 허덕이는 학교 현장에서도 기간제 교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이 같은 기현상이 고착화될 우려가 나온다.

27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대전지역 초등학교 기간제 교원은 2021년 122명, 2022년 166명, 2023년 175명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정규교원은 2021년 5912명, 2022년 5871명, 2023년 5781명으로 하락세다. 교육부의 교원 감축으로 모자란 일손을 일선 학교가 기간제 교원으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지역에서 20여 년간 근무했던 A 교사 또한 지난해 다니던 학교를 관두고 최근 기간제 교원으로 전향했다.

학교폭력 관련 업무 등 막중한 책임감을 벗은 데다 비교적 시간 운용이 자유로워 직무 만족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A 교사는 "정규직은 간병휴직, 가사휴직 등 쉴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은 마련됐지만, 정작 사용하기 쉽지 않다. 휴직하더라도 돈을 벌 수 없어 대출이 불가피하다"며 "기간제는 언제든 자유롭게 쉬어갈 수 있어 좋다. 고용불안에 시달릴 줄 알았는데 어느 학교든 단기 기간제 수요가 높아 일자리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직으로 일할 때 학폭 업무를 맡으며 예민한 상태의 학부모들을 상대하다 보니 공황장애가 발병해 과호흡으로 응급실에 실려갈 뻔한 적이 몇 번 있었다"며 "기간제로 옮긴 뒤 몸이 금방 회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중도퇴직 교원 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정년이 보장된다는 직업상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 5년간 대전에서만 초등교원 255명이 학교를 그만뒀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낮은 상승 폭으로 40명대를 유지하던 중도퇴직자 수는 대전 용산초와 서울 서이초 등 교사 순직 사건이 공론화된 지난해 74명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근속연수 15년 미만의 저연차 교원들까지 대거 중도퇴직하면서 교육 현장의 미래 전망이 어둡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같은 기간 전체 중도퇴직자 가운데 15년 미만의 교원의 비율은 22.3%다.

이윤경 대전교사노조 위원장은 "초등교사는 학생들을 생활지도하는 게 몹시 중요한데,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 등 교권 침해 사례가 빈번해 어려움이 많다"며 "지난해 교사 순직 사건 이후 정치권이 관심을 가지면서 조금은 희망이 생겼지만, 학교 현장에선 여전히 커다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교사들이 정당한 생활지도를 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 그리고 실질적인 지침과 규정이 뒷받침돼야 '살아 있는 교실'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규직이 줄고 기간제가 늘어난다는 건 교육 환경의 전문성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현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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