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감찰관 놓고 친윤 vs 친한 ‘보수 노선 투쟁’

김병관 2024. 10. 2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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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해 특별감찰관 후보를 조건 없이 추천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여당 내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당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협조하면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제안했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2022년 8월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권성동 당시 원내대표)고 밝히면서 두 사안은 다시 연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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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관계 등 계파 간 인식 차 뚜렷
친한 “尹과 충돌해도 민심 최우선”
친윤 ‘與與 갈등’ 격화 가능성 경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김건희 리스크’ 해소를 위해 특별감찰관 후보를 조건 없이 추천하겠다고 한 것을 두고 여당 내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연계해 온 당 입장을 고수할지가 표면적인 쟁점이지만, 그 이면에는 당정관계 및 대야 관계 등 당 운영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인식 차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20% 초반대에 머물며 민심과 동떨어지자 보수 진영의 노선 투쟁이 조기에 불붙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가 대립하고 있는 특별감찰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 문제는 여야 논의가 8년째 공전하고 있는 대표적인 쟁점 사안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두 문제를 연계하기 시작한 건 문재인정부 때인 2022년 8월이다. 당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협조하면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먼저 추천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2022년 8월 “특별감찰관과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권성동 당시 원내대표)고 밝히면서 두 사안은 다시 연계됐다. 양당 모두 집권당일 땐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를 대야 협상의 지렛대로 삼아온 것이다.

한 대표가 특별감찰관을 추천하겠다고 밝히자 원내지도부에서 “협상 카드를 포기하는 자해적 발상”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까닭이다. 친윤계가 “원내 의견 수렴 없이 당대표가 당 입장을 바꾸는 건 월권”이라고 반발하자 한 대표는 “당대표가 당무를 통할한다”고 맞받으며 권한 논쟁도 벌어졌다.
그러나 이 논쟁의 심연에는 여당의 향후 노선에 대한 인식 차가 깔려있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과 충돌하더라도 민심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내 갈등을 줄이는 게 당의 입장이 돼선 안 된다”라며 “임기 2년 반 남은 대통령을 위해 국민이 희생해야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친윤계는 여여(與與) 갈등이 격화하는 걸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당내 분열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친윤계 인사는 “친한계는 당을 쪼개려고 하는 분들 같은데, 친윤계도 조직적으로 움직이면 내부 분란이 가속화될 거라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이견을 전달하는 데 있어서도 한 대표는 공개 비판과 여론전과 같은 강경한 방법도 불사하지만, 친윤계에선 “물밑에서 대화할 사안이 따로 있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대표의 1심 선고가 예정된 11월 정국에 대한 관점 차도 크다. 친한계는 이를 민심을 얻을 기회로 보며 김 여사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 친윤계는 민주당이 국면 전환을 위해 강력한 대여 투쟁을 펼칠 경우 정권에 위기가 될 수 있으므로 당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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