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취임 100일 맞는 한동훈, 친윤 반발 속 ‘차별화·정당성’ 강조

유태영 2024. 10. 2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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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로서 여러 이견을 내는 것은 그게 맞는 길이고 우리 모두 사는 길이라 생각해서다. 제가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7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2030과의 '역면접' 행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중요한 차이는 이견을 존중하고 허용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특별감찰관 문제로 한 대표와 대립각이 형성된 추경호 원내대표가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 행사에서 "단결과 통합"을 강조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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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면접’ 행사서 “이견 존중·허용”
특감 의총 고비… 리더십 분수령
“그간 사당화됐던 것을 공당으로”
친윤계 “당대표 권위 깨질 수도”
홍준표 “가노들 준동하면 망조”
여야 ‘민생·공통공약 추진 기구’
28일 ‘2+2 회동’ 형태로 첫발

“당대표로서 여러 이견을 내는 것은 그게 맞는 길이고 우리 모두 사는 길이라 생각해서다. 제가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7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2030과의 ‘역면접’ 행사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중요한 차이는 이견을 존중하고 허용한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문제 해결책 중 하나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추진하면서 당내 친윤(친윤석열)계와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자신이 제기한 해법의 정당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7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한 공유오피스에서 열린 여의도연구원 주최 ‘역면접 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 행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특별감찰관 문제로 한 대표와 대립각이 형성된 추경호 원내대표가 전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 행사에서 “단결과 통합”을 강조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7·23 전당대회에서 당원·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권을 잡은 한 대표는 오는 3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그간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중심의 외연 확장, 여의도연구원 개혁 등 당 쇄신에 시동을 거는 한편 윤 대통령과 차별화 행보를 이어온 그에게는 특별감찰관 문제 논의 의원총회가 열릴 앞으로 열흘 정도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여권 주류와 표 대결로까지 치닫는다면 ‘심리적 분당’ 상태가 격화될 전망이다.

한 대표는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한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일 기세다. 한 대표 측은 27일 통화에서 “대통령 부부가 됐든 누가 됐든 그분들 이해관계에 맞춰 당을 이용하고 움직여왔던 것 아닌가”라며 “저희는 하던 대로 간다. 그간 사당화됐던 것을 공당으로 바꾸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5일 부산 금정구 대한노인회 부산금정구지회 앞에서 윤일현 금정구청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스1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승리는 한 대표가 기존 행보에 자신감을 얻은 결정적 계기로 꼽힌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로 떨어진 가운데서도 22%포인트 차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5일 공개한 정례 여론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도는 20%였고,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27%에 그쳤다. 한 대표는 25일 텃밭인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금정 승리는) 김 여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약속에 부산 시민이 반응해 준 것”이라며 “김 여사와 관련한 지지자들의 우려와 걱정을 해소해야 우리가 (야권과) 당당하고 강력하게 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당내 친한계 의원들을 긴급 소집,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한 회동 다음날 소집된 ‘번개 만찬’에 현역 의원 21명이 참석하는 등 친한(친한동훈)계 세 불리기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당내 친윤(친윤석열)계 등은 이 같은 한 대표 행보에 부글부글하는 분위기여서 의총장이 계파 간 전쟁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와 상의도 없이 (특별감찰관을) 던져 놓고서 혼란이 커지면 당대표 권위가 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친한계를 겨냥해 “소수에 불과한 특정집단의 가노(집안 노비)들이 준동하면 집안에 망조가 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중앙포럼에서 만나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다음달 초쯤 열릴 것으로 보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도 주목된다. 김 여사 특검법 처리,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 금융투자소득세 등 중요 현안이 다수 논의될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달 1일 두 대표 간 첫 회담의 결과물인 ‘민생·공통공약 추진 협의기구’는 28일 여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가 참석하는 ‘2+2 회동’ 형태로 첫발을 뗀다. 여기서는 반도체·인공지능(AI),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인구전략기획부 출범 등 저출생 대응 등과 관련한 굵직한 법안 처리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유태영·유지혜·김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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