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의 힘으로 3연패 탈출한 KCC, DB는 4연패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싸운다. ‘부상 병동’에 빠진 부산 KCC가 벤치 멤버들의 힘으로 3연패에서 벗어났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CC는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원주 DB와 원정 경기에서 77-70으로 승리했다.
2승3패를 기록한 KCC는 7위로 올라선 반면 DB는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4연패에 빠지면서 9위에 머물러 희비가 엇갈렸다.
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귀중한 1승이다. 누구 하나의 활약이 아니라 모든 선수가 잘해준 팀의 승리”라고 웃었다.
이날 경기는 나란히 3연패에 빠진 KCC와 DB의 시즌 첫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KCC가 최준용과 송교창, 허웅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부진에 빠졌다면, DB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인 이선 알바노(11점)와 새 외국인 선수 치나누 오누아쿠(20점 11리바운드)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돌파구를 찾은 쪽은 KCC였다. 디온테 버튼(13점)이 여전히 발목 부상의 여파로 23분 20초 밖에 뛰지 못했으나 이승현(11점 8리바운드)이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주춧돌 노릇을 했다. 여기에 이호현(19점)과 김동현(8점), 전준범(6점) 등 벤치에서 출전한 선수들이 공격과 수비에서 제 몫을 해주며 위기를 넘겼다.
반대로 DB는 오누아쿠의 실책 7개를 포함해 고비마다 17개의 실책을 쏟아내면서 패배를 자초했다.
KCC는 경기 초반 DB와 골밑 싸움에서 밀리며 고전했다. 리온 윌리엄스와 이승현이 힘을 합치고도 오누아쿠의 적극적인 골밑 공세를 제어하지 못했다.
그러나 KCC는 버튼의 투입으로 추격의 불씨를 당겼다. 버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공격의 시너지로 이승현과 이오현의 득점이 연달아 터지면서 전반을 40-39로 앞선 채 마쳤다. 기세가 오른 KCC는 3쿼터 막바지 정창영과 이근휘의 3점슛까지 폭발하면서 58-49로 점수를 벌렸다.
KCC도 위기는 있었다. KCC가 4쿼터 초반 65-53으로 앞섰으나 6분 가까이 DB의 수비에 무득점으로 묶였다. 그 사이 DB의 강상재와 유현준 김영현의 3점슛 릴레이가 폭발해 순식간에 점수차가 좁혀졌다. 결국, KCC는 오누아쿠의 골밑 득점에 65-66으로 4쿼터 처음 역전을 내줬다.
흔들리던 KCC는 고비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버튼이 69-68로 쫓기던 경기 종료 46초를 남기고 귀중한 3점슛을 꽂은 뒤 이호현의 3점슛과 쐐기 속공이 연달아 나오면서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서울에선 홈팀 삼성이 지역 라이벌인 서울 SK(3승1패)와 맞대결에서 73-76으로 패배해 개막 4연패의 부진에 빠졌다. 지난 3시즌 연속 꼴찌에 머물렀던 삼성은 이번 시즌 반등을 꾀했으나 초반부터 최하위로 추락해 시름이 깊어지게 됐다.
수원에선 울산 현대모비스가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홈팀 KT를 91-89로 꺾고 공동 4위(3승1패)에 올랐다. KT는 5할 승률(2승2패)로 6위가 됐다.
원주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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