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내는 게 우리가 사는 길”…한동훈, ‘탈용산’ 가속화

전광준 기자 2024. 10. 27.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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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탈용산'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주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로 대통령실·친윤석열계와 대립했던 한 대표는 27일 "(국민의힘은 대통령)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다"며 "(이것이 야당과 다른) 차별점과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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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정당”
‘내부 총질’ 비판 정면으로 반박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근에서 열린 ‘역면접×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탈용산’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주 특별감찰관 추천 문제로 대통령실·친윤석열계와 대립했던 한 대표는 27일 “(국민의힘은 대통령)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자유롭게 낼 수 있다”며 “(이것이 야당과 다른) 차별점과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 문제나 의-정 갈등 이슈에서 대통령과 다른 목소리를 내온 자신의 행보가 당을 분열시키고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어렵게 한다는 여권 내부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에서 열린 ‘역면접×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 행사에서 ‘다른 정당과 비교할 때 국민의힘의 차별점과 경쟁력이 무엇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얼마든지 공개적으로 낼 수 있다”는 점을 꼽으면서 “당대표로서 여러 이견을 많이 내고 있다. 그게 맞는 일이고 우리가 사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내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개인에게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이날 자신의 ‘탈용산’ 행보를 정당화하기 위해 꺼내든 개념은 ‘정당 민주주의’였다. 그동안 강조해온 ‘국민 눈높이’와 ‘상식’이란 ‘정치 외적 기준’에 더해 ‘정당 민주주의’라는 ‘정치 내적 원칙’을 동원해 적극적인 자기 정당화에 나선 셈이다. 그는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원내대표와 주요 핵심 당직자를 상상할 수 있겠는가”라며 “국민의힘은 건강한 민주주의가 살아 있는 정당이다. (이것이) 차별점과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여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당내 다수파에 맞서는 게 ‘내부 총질’이 아니라 ‘건강한 민주주의’라고 반격한 것이다.

한 대표가 이처럼 용산 및 친윤계와 싸움을 회피하지 않는 것은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가 당 지지도를 크게 밑도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지난 25일 나온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역대 최저치였던 9월 2주차와 같은 20%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김 여사 문제’가 15%로 가장 높았다. 한 대표와 친한계로선 김 여사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감찰관 도입이 필요하다고 압박할 수 있는 구실이 하나 더 등장한 셈이다.

문제는 ‘당 밖 여론’의 우세가 ‘당내 여론전’ 승리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일단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특별감찰관 추천 여부는 의원총회에서 의원단 총의를 모아 결정할 문제라고 제동을 걸면서 한 대표가 던진 ‘특별감찰관 추천’이란 승부수는 의원단 내부 여론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 나게 됐다. 의총 전까지 다수 여론이 형성되지 않고 표결까지 가게 된다면 한 대표로선 지금의 원내 세력 분포상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결론이 어떻게 나오든 여권이 감당해야 할 정치적 후폭풍은 클 수밖에 없다. 친한계 핵심 당직자는 “부결되면 당이 여론의 질타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고, 가결되면 추 원내대표 책임론에 이어 윤 대통령의 레임덕도 가속화되지 않겠냐”고 했다. 영남권의 한 다선 의원은 “지역에 가면 ‘이러다 다 죽는다’고 난리”라며 “지금 당이 처한 안팎의 여건상 계파싸움은 공멸”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30일로 예정된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도 용산과 친윤계를 향한 압박의 고삐를 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광준 서영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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