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트럼프 당선, 韓성장률 1%p 하락"

강현철 2024. 10. 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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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논설실장

미국 경제는 세계경제를 이끌어가는 단일 엔진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급랭과 시진핑 정부의 고립주의, 미중 간 갈등으로 인해 경제가 어려움에 처한지 오래다. 미국 경제는 어디로 향하고 있으며, 코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이 미국은 물론 세계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미 대선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 여론조사 결과가 앞치락 뒤치락 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 1.4%, 2분기 3.0%의 성장률을 유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성장세를 견인 중이다. 이에 따라 고물가를 잡기 위해 긴축 통화정책을 취해왔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에서 4.75~5.0%로 4년반만에 인하했다. 시장의 최대 관심은 미 경제가 소프트 랜딩할 수 있는냐다. 관건은 고용의 호조 여부다. 2022년 6월 7.2%로 정점을 찍은 물가(PCE·개인소비지출)는 올해말 2.2%, 내년 1분기 1.9%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과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미국 경제의 성장·물가가 2025년 각각 2%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통화정책 완화는 2025년 상반기까지 집중돼 올 연내 추가로 50bp(0.50%포인트, 1bp=0.01%포인트), 내년 100bp 금리를 내리고, 내년 하반기엔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은행별 내년 3분기말 예상 기준금리는 JP모건 3.0%, 바클레이즈 3.75% 등 3.0~3.75%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 경제의 그레이존은 갑작스러운 경기침체, 예상보다 끈질긴 인플레이션, 재정의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재정지출 확대가 민간 투자를 줄이는 현상)와 국가신용등급 강등 우려다.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 지난 8월초 하락세로 전환된 달러화 가치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 제한적 약세가 전망되며, 미 국채 금리 또한 제한적 하락이 예상된다.

미 대선에 승리하기 위해선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데,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 7개 주의 93명이 핵심이다. 무역정책의 경우 해리스와 트럼프 모두 대중(對中) 견제와 첨단산업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트럼프 집권시 관세율 급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불가피하며, 해리스 집권시 현상유지가 예상된다. 트럼프 집권 경우 현재 0~25% 수준인 대중 관세율은 5~85%로, 실효관세율은 20%포인트 안팎 오를 것으로 보인다. 관세 인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은 0.5%포인트(p)~0.8%p 하락하고, 물가는 1.0%p~2.4%p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이민 통제를 외치는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 이민의 성장기여와 물가안정 효과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민통제 강화시 성장률이 0.5%p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재정 정책은 2025년 종료 예정인 TCJA(감세와 일자리법) 연장 여부,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의원 선거가 관심사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TCJA 연장시 10년간 4조500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싹쓸이할 경우 감세와 세제혜택으로 인한 재정적자 확대가, 민주당 싹쓸이 경우 기후변화 대응 지출 등 증가로 역시 재정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에너지·산업정책은 두 후보 모두 에너지 공급 확대, 미 중심 공급망 재편을 추구하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선 입장차가 극명하다. 해리스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청정에너지 활용, 전기차·배터리 세액공제 등 IRA를 유지할 것이나 화석연료·원전 확대를 통한 에너지 자립 및 내연기관 자동차 보호를 앞세운 트럼트는 IRA 축소 또는 폐지가 전망된다. IRA 방향성에 따라 다국적 전기차·배터리업체들의 미국 투자 및 생산 확대 여부가 좌우될 것이다. 조세 정책은 트럼프가 법인세율을 제조업의 경우 15%까지 내릴 계획인 반면 해리스는 현행 21%인 세율을 28%로 인상할 계획이다.

미 대선 결과는 세계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중국은 고율관세로 타격이 막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보복관세 부과, 2018~2019년과 유사한 통화·재정·신용 완화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EU(유럽연합)도 트럼프 당선시 불확실성 증대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미중 갈등과 관세 인상 여부가 관건이다. 골드만삭스는 트럼프 당선으로 10% 보편관세 부과시 우리 성장률이 1.0%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대미 투자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지난해 우리 수출의 18.3%를 미국이 차지했다"며 "대중 관세 인상시 대중 수출 둔화가 예상되나 중국 제품 대체 수요가 상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현철 논설실장 hc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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