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책사업·이권 개입으로 번지는 ‘명태균 의혹’

한겨레 2024. 10. 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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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둘러싼 의혹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과 '윤석열 후보 여론조사 조작'에 이어 국책사업 관여 및 이권 개입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민간인으로 아무런 공식 직책과 권한이 없는 명씨가 경남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창원산단) 선정에 관여했거나 선정 부지를 미리 알고 지인들과 공유했다는 의혹이다.

창원산단 선정 과정에 명씨가 개입한 의혹은 이제 근거 없는 주장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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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보고 받은 경남 창원 신규 국가 첨단산업단지(창원국가산단) 사업 관련 창원시 내부 문건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둘러싼 의혹이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과 ‘윤석열 후보 여론조사 조작’에 이어 국책사업 관여 및 이권 개입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민간인으로 아무런 공식 직책과 권한이 없는 명씨가 경남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창원산단) 선정에 관여했거나 선정 부지를 미리 알고 지인들과 공유했다는 의혹이다. 사실이라면 심각한 권력형 부정 사건이다. 한점 의혹도 남김 없이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명씨는 2022년 10월 김영선 당시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창원시 공무원들을 면담하고 입지별 현황 비교, 거점 개발 계획, 유치 시설 목록 등 민감한 내용이 담긴 문건을 보고받았다고 한다. 김 의원의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는 이 밖에도 창원시 간부들이 명씨와 자주 만났다고 증언했다. 창원시는 “지역 국회의원과 협의하는 과정에 국회의원 총괄본부장 직함을 사용한 명씨가 의원실에 있었던 것일 뿐 명씨에게 보고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창원시 해명대로라도, 명씨가 정식 직책도 아닌 총괄본부장직을 내세워 협의 과정에 동석하고 민감한 자료에 접근했다는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또 명씨는 창원산단 선정 발표가 나기 전에 해당 부지의 땅을 사도록 지인들에게 권유했다고 강씨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증언했다. 실제로 명씨의 동업자 강아무개씨가 지난해 1월24일 산단 예정지의 건물을 산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인근 임야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창원산단 선정은 지난해 3월15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표됐다. 발표 두달 전에 부동산 매입이 이뤄진 것이다. 국책사업 입지 정보를 미리 알고 부동산을 사들이는 건 전형적인 부패 사건이다.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한국연구소의 집기가 지난해 7월 이 건물로 옮겨지기도 했으나, 검찰이 최근 이 건물을 압수수색할 때는 치워진 상태였다.

창원산단 선정 과정에 명씨가 개입한 의혹은 이제 근거 없는 주장 정도로 치부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심지어 명씨는 자신이 창원산단을 기획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공천 개입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에서도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특별한 관계가 의문의 핵심이듯, 창원산단을 둘러싼 명씨의 의문스러운 행적도 대통령 부부라는 배경 없이는 쉽게 설명되지 않는다.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불법행위에 대해선 엄정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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