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맨들의 투혼과 자신감'이 만든 KCC 승리, DB 꺾고 3연패 탈출

[원주=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면 된다. 부산 KCC가 주전들의 공백을 식스맨의 투혼으로 채우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외국인 에이스 디온테 버튼의 원인 모를 발목 통증과 컨디션 난조, 허웅의 무릎 부상. 시즌 개막 후 연이은 악재가 발생하며 3연패에 빠졌던 '디펜딩 챔피언' KCC가 마찬가지로 3연패에 빠진 원주 DB와의 '연패탈출 승부'에서 승리했다. KCC는 27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DB를 상대로 77대70로 이겼다.

이로써 KCC는 3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시즌 2승(3패)째를 수확하며 7위로 올라섰다. 반면 DB는 개막전 승리 후 4연패의 늪에 빠졌다.

양팀 모두 개막 이전까지는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개막 승리 후 3연패로 주저앉았다. 공통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과 엇박자에서 연패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때문에 김주성 DB 감독과 전창진 KCC 감독은 경기 전부터 이런 위기 상황에 대한 걱정을 늘어놨다. 김 감독은 알바노가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며 기대를 걸었다. 반면 전창진 KCC 감독은 이호현 이근휘 전준범 김동현 등 식스맨들의 활약에 좀 더 기대감을 보였다.

노련한 전창진 감독의 기대가 결국 승리로 이어졌다.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1경기를 쉬고 나온 버튼은 여전히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23분20초를 뛰며 13득점 3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그쳤다.

하지만 이호현이 3점슛 3개포함, 19점으로 승리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특히 이호현은 70-72로 쫓긴 4쿼터 종료 16초 전 결정적인 3점슛을 성공한 데 이어 이승현의 리바운드에 이은 속공까지 완성해 경기 막판 5연속 득점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여기에 이근휘(6점, 3점슛 2개)와 정창영(7점, 3점슛 1개), 전준범(6점, 3점슛 2개) 등도 19점을 합작하며 고비 때마다 팀에 힘을 실어주는 플레이를 펼쳤다. 거의 유일하게 남은 주전선수 이승현 역시 11득점 5리바운드로 건실하게 인사이드에서 버텨줬다.

덕분에 KCC는 초반 열세를 딛고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1쿼터 때는 DB가 살아났다. 오누아쿠의 골밑 득점에 강상재의 3점슛까지 터지며 쿼터 중반 15-8까지 달아났다. KCC는 손발이 잘 안맞았다. 그러나 이승현이 3점을 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덕분에 13-21로 따라붙을 수 있었다.

2쿼터부터 이호현과 김동현 전준범 등 식스맨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결국 3분40초를 남기고 전준범의 3점슛과 이승현의 점퍼로 34-33으로 첫 역전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분위기가 KCC쪽으로 넘어왔다. KCC는 3쿼터에 리온 윌리엄스가 초반 2개의 골밑 슛을 넣어준 데 이어 정창영, 이근휘의 연속 3점포로 기세를 올렸다.

4쿼터에 위기가 있었다. DB가 강상재와 오누아쿠, 김영현 등의 내외곽포를 앞세워 4분을 남기고 66-65로 역전했다. 1점 싸움이었다. 1분32초를 남기고 김동현이 스틸로 단독 속공하며 69-68을 만든 게 컸다. 이후 버튼의 3점포가 터졌다. 오누아쿠의 골밑슛으로 DB가 70-72까지 추격했지만 이호현이 슛 2개로 승리를 굳혔다.

경기 후 전창진 감독은 "상당히 귀중하고 의미가 큰 승리다. 들어간 모든 선수들이 다 제 몫을 해줬다. 팀이 거둔 승리다"라며 선수들의 투지와 집중력에 박수를 보냈다.

한편, 앞서 열린 'S-더비'에서는 SK가 76대73으로 승리하며 서울 삼성을 개막 4연패에 빠뜨렸다. 울산 현대모비스는 미구엘 옥존의 '극장골'에 힘입어 수원 KT와 연장접전 끝에 91대89로 이겼다.

원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