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과 공포, 게임에서나 보던 '마구'의 현실화, 페디보다 위력적..."네일 스위퍼, 나는 눈 감고 포기하겠다"

김용 2024. 10. 27.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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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같으면 그냥 눈 감고 있을 것 같네요."

네일 스스로도 "KBO리그와 KIA가 나에 대한 관심을 가져준 게 스위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50이닝을 넘게 던졌는데 쉬는 동안 어깨가 회복됐다. 어깨가 싱싱하니 스위퍼가 더 좋아졌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김선빈은 "나같으면 눈을 감고 있을 것 같다. 삼진 아니면 그냥 갖다 맞히는 거다. 네일의 스위퍼는 나였다면 포기하고 타석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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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4차전, 4회말 2사 1,3루 KIA 네일이 삼성 이성규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환호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26/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 같으면 그냥 눈 감고 있을 것 같네요."

2년째 KBO리그를 지배하는 마법같은 단어, 스위퍼다. 지난 시즌 혜성같이 등장해 리그를 점령해버린 '슈퍼 에이스' 페디(당시 NC, 현 세인트루이스)로 인해 국내에도 친숙해졌다.

횡으로 휘는 슬라이더 계통의 변화구다. 다만 슬라이더와 또 결이 다르다. 그립은 투심패스트볼 비슷하게 쥐고, 커브 던지듯 던진다. 그럼 공이 슬라이더보다는 느린데, 훨씬 큰 각으로 휘어져 들어온다. UFO가 날아오듯, 엄청난 궤적으로 공이 날아들어오니 타자가 알아도, 제대로 컨택트 하기가 쉽지 않다. 게임에서 보는 '마구'가 현실화 되는 느낌이다.

페디는 지난해 스위퍼로 이룰 수 있는 모든 걸 이루고,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했다. 올해는 KIA 타이거즈 네일이다. 네일 역시 정규시즌 '막강 스위퍼'로 12승을 거두며 KIA의 정규시즌 일등공신이 됐다. 불운의 타구 부상만 아니었다면, 다관왕이 됐을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 투구하고 있는 KIA 네일.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0.26/

그런데 그 부상이, 이번 가을 KIA와 네일에는 엄청난 힘이 되고 있다. 네일은 불운하게 약 2달을 쉬었지만, 그 사이 지친 어깨는 회복이 됐다. 두려움을 떨치고, 한국시리즈 1차전에 돌아왔고 어마어마한 스위퍼를 뿌렸다. 누가 봐도 정규시즌보다 더 대단한 구위였다. 네일 스스로도 "KBO리그와 KIA가 나에 대한 관심을 가져준 게 스위퍼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50이닝을 넘게 던졌는데 쉬는 동안 어깨가 회복됐다. 어깨가 싱싱하니 스위퍼가 더 좋아졌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직접 네일을 상대한 삼성 김영웅도 "쉬고 나와서 그런지 확실히 좋더라"며 혀를 내둘렀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4차전. 네일이 다시 마운드에 섰다. 삼성 타자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스위퍼의 각도 대단했지만, 그 스위퍼를 생각해다 투심패스트볼이 들어오면 루킹 삼진을 당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단순 스위퍼의 위력만 놓고 보면, 지난해 페디보다 더 나은 모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KIA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 전 불펜 피칭, 라이브BP를 할 때부터 봤는데, 쉬고 돌아오니 스위퍼의 스핀 자체가 다르더라. 악력이 좋아지니 스위퍼가 더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그 공을 5회까지 전력으로 던져주는 자체에 감사했다"고 밝혔다.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삼성의 한국시리즈 4차전, KIA 선발투수 네일이 역투하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0.26/

네일의 공을 받은 포수 김태군은 "다들 네일의 스위퍼만 주목하는데, 사실은 투심 패스트볼이 더 좋다. 투심이 좋으니, 타자들이 스위퍼에도 대처를 못하는 것"이라는 색다른 견해를 내놨다.

마지막 김선빈의 대답이 걸작. 같은 팀이라 직접 상대해보지는 않았지만, 베테랑 타자로 그 공이 치기 얼마나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안다. 김선빈은 "나같으면 눈을 감고 있을 것 같다. 삼진 아니면 그냥 갖다 맞히는 거다. 네일의 스위퍼는 나였다면 포기하고 타석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웃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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