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밉다는 국민, ‘형수’ 결단하란 한동훈…尹의 선택은?

박성의 기자 2024. 10. 2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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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7명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해야” [NBS]
‘김 여사 리스크’ 부상에 與는 ‘특감’ 野는 ‘특검’ 압박
‘아내 이미 지쳤다’는 尹, ‘레임덕’ 위기에 대응책 고심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잡음이 정부‧여당의 악재로 지목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 대부분이 '가짜뉴스'라며 방어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뿐 아니라 여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여사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특히 국민 10명 중 7명이 김 여사의 대외 활동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친윤(親윤석열)계 일각에서도 여사의 사과 등이 필요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왼쪽부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김건희 여사,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여사 리스크'에 적신호 켜진 尹정부

김 여사를 둘러싼 민심이 악화된 가운데, '남편' 윤 대통령을 향한 민심의 온도도 차게 식어가는 양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1~23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2%였다. 직전 조사인 2주 전과 비교해 2%포인트(p) 떨어진 수치로, NBS 조사 기준으로는 취임 후 최저치다.

대통령을 향한 불신이 심화되면서 국정 운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국정 운영을 신뢰하는지를 묻는 말에는 24%가 '신뢰한다'고 답했고, 65%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다른 조사에서도 유사한 민심이 감지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 포인트)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율은 직전 조사(10월15~17일)보다 2%p 내린 20%로 집계됐다.

한국갤럽의 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지난 9월 2주 차 조사에서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20%)를 기록한 뒤 소폭 상승하며 20% 초반대를 유지해왔으나, 6주 만에 다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윤 대통령 직무 수행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1%p 오른 70%였다. 부정 평가 이유로는 '김건희 여사 문제'(15%), '경제/민생/물가'(14%), '소통 미흡'(12%), '전반적으로 잘 못한다'·'독단적 일방적'(각 6%) 등이 꼽혔다.

김 여사를 향한 반감은 그의 '활동 중단'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NBS 조사에서 '김 여사가 대외활동을 중단해야 하느냐'는 물음에 73%가 찬성했고, 20%가 반대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도 찬성 비중이 57%로 반대(36%)보다 높았다.

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10월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왼쪽)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여기엔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도 배석했다. ⓒ연합뉴스

'특검' '특감' 압박 속 尹대통령의 선택은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야의 최대 화두도 '김 여사 리스크'다. 여당은 관련 논란을 차단하기 위한 수비 방법을, 야당은 대통령실을 압박할 공격 카드를 고심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3대 요구'(김 여사 라인 정리 등 대통령실 인적 쇄신, 김 여사의 대외활동 중단, 의혹 관련 규명 절차 협조)를 거절당한 한 대표는 '특별감찰관(특감) 후보 추천을 추진해야 한다'며 대통령실을 향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야당은 '특감'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한 대표의 특감 제안을 '정치쇼'라고 깎아내리면서 '김건희 특검'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특별검사에게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지만, 대통령 직속으로 독립적 지위를 갖는 특별감찰관에게는 이러한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특감은 '야당의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이 선행되어야 한단 이유로, 특검은 '반헌법적'이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여사와 대통령을 향한 민심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친윤계 일각에서도 대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윤 대통령 혹은 김 여사의 대국민사과, 여사의 순방 동행 중단 등이 언급된다.

그러나 한 대표의 제안을 거절한 윤 대통령이 '아내'의 활동 중단 및 사과 요구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은 21일 한 대표와 면담에서 김 여사 활동 중단 요구와 관련해 "이미 집사람이 많이 지쳐있고 힘들어한다. 의욕도 많이 잃었다"며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꼭 필요한 공식 의전행사가 아니면 이미 많이 자제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지도부 한 핵심관계자는 "여사를 겨냥한 야당의 공세가 분명 과도하지만, 성난 민심까지 '야당의 마타도어' 탓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여야나 계파를 떠나 대통령실 차원의 전향적인 결단이 있어야 한다. '골든타임'을 놓치면 공멸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기사에서 인용한 NBS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1%,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2.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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