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유해발굴은 ‘시간과의 전쟁’···13만명 중 현재까지 발굴 1만명 뿐”

김정욱 기자 2024. 10. 27. 17:4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벌어진 6·25전쟁.

3년간 치른 이 전쟁이 휴전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 상흔은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다.

이후 정부는 전사자 유해 발굴은 계속해야 한다고 보고 2007년 1월 국방부 직할로 유해발굴감식단을 창설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2010년 경기도 연천에서 발굴된 유엔군 유해를 부산 유엔군묘지에 안장하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단장
세월 지나 지형 변형, 유품 산화
유족 유전자 채취 참여 많아졌으면
내달 11일 유엔군 유해 부산에 안장
나라 위한 희생 기억하는게 곧 국격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서울 동작구 유해발굴감식단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전사자 유가족 DNA 시료 채취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1950년 6월 25일부터 1953년 7월 27일까지 벌어진 6·25전쟁. 3년간 치른 이 전쟁이 휴전한 지 70년이 훌쩍 넘었지만 그 상흔은 아직도 생생히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이름 모를 산야 어딘가에 홀로 묻혀 있는 전사자들이다. 국방부는 20여 년 전부터 6·26전쟁 당시 격전지를 중심으로 호국 영웅들의 유해를 발굴해 유가족에 전달하고 있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 단장은 27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유해 발굴 사업은 단순히 유해를 찾는 게 아니라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것”이라며 “이후 예를 다해 현충원에 안장하고 국가보훈부와 협업해 합당한 예우를 해드린다”고 소개했다.

유해 발굴 사업은 6·25전쟁 5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으로 2000년부터 육군본부가 3년간 한시적으로 실시했다. 이후 정부는 전사자 유해 발굴은 계속해야 한다고 보고 2007년 1월 국방부 직할로 유해발굴감식단을 창설해 현재까지 활동 중이다.

육군 예비역 대령 출신인 이 단장(육사 44기)은 71사단 156연대장과 국방부 인사복지실 인사기획관리과장,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국방협력관 등 야전과 행정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22년 9월 단장으로 발탁돼 국유단을 이끌고 있다.

유해 발굴은 크게 4단계로 이뤄진다고 한다. 그는 “1단계는 조사·탐사 과정으로 우선 전투 기록 분석 및 지역 주민, 참전 용사 증언을 토대로 전투 현장을 찾아 발굴 가능 지역을 결정한다”며 “발굴·수습 과정인 2단계에서는 문화재 발굴 기법을 적용해 유해를 찾아내면 영결식을 거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3단계는 유해의 성별, 나이, 인종, 유전자(DNA) 등 신원 확인 및 감식을 하고 전사자·유가족 탐문 및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대조 등을 한다”며 “후속 조치인 4단계에서는 화장 후 예를 다해 현충원에 안장하고 신원 미확인 유해는 감식소에 보관한다”고 말했다.

이근원(왼쪽 세 번째)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6월 28일 인천 부평구에 있는 고(故) 황정갑 일등중사 유가족 자택을 찾아 황 일등중사 유해 발굴 과정 등을 설명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방부

이 단장은 유해 발굴 사업은 곧 ‘시간과의 전쟁’이라고 말한다. 휴전 후 오랜 세월이 지나 국토 개발에 따른 지형 변형과 자료 부족이 심해지고 특히 유해와 그 신분을 확인할 유품들이 산화·부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장은 “유해의 유전자와 생존 유가족의 유전자를 직접 대조하는 방법이 신원 확인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전사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유가족 시료 채취를 통한 유전자 검사가 필수적이고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전자 시료 채취는 전사자의 친·외가를 포함해 8촌까지 신청 가능하다. 거주 지역 보건소나 보훈병원·군부대 등에서 할 수 있으며 방문이 어려우면 국유단이 직접 찾아가기도 한다.

이 단장은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하면 10만 원, 전사자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이 지급된다”며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우리 유전자 분석 기술로 전사한 가족·친족을 찾을 수 있으니 시료 채취에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올해 유해 발굴 사업은 땅이 얼기 시작하는 11월 초·중순에 마무리되고 내년 3월에 발굴 작업이 다시 시작된다. 국유단은 11월 11일 특별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2010년 경기도 연천에서 발굴된 유엔군 유해를 부산 유엔군묘지에 안장하는 것이다. 이 단장은 “11월 11일은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이날 유엔군 무명 용사 부산 안장식을 거행하기로 했다”며 “이는 우리 국군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위해 싸워준 유엔군에 대한 예우”라고 말했다.

“찾아야 할 국군 전사자 13만여 명 중에서 현재까지 발굴한 전사자 유해는 1만 1000여 구, 이 중 가족의 품으로 모신 분은 238명에 불과합니다. 국가와 국민이 누구를 기억하느냐가 그 나라의 국격을 좌우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사하신 분들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게 국가의 의무이며 마지막 한 분까지 하루빨리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시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