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첫 동성혼 허용’ 대만 성소수자 권리 옹호 행진 18만명 참여

박은하 기자 2024. 10. 2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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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타이베이에서 주최 측 추산 18만명이 참석한 LGBT 권리를 옹호하는 행진이 열렸다./AP연합뉴스

아시아 최초로 동성혼을 법제화한 대만에서 26일(현지시간) 18만명이 참여한 대규모 성소수자 권리 옹호 행진이 진행됐다.

27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은 전날 대만 수도 타이베이에서 주최 측 추산 18만명이 참석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퍼레이드가 열렸다고 전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올해 퍼레이드에는 지난 2019년 20만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행사에 참석한 샤오메이친 부총통은 “20년 전 퍼레이드에 참여했을 때는 고작 수백명에 불과했으나 성평등을 지지하는 역량이 점점 더 커졌다”며 “대만 하늘 아래의 무지개는 이미 전세계에서 가장 빛나는 진보 가치를 상징하는 빛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행사에 참석한 라이칭더 총통은 올해는 보안상 이유로 영상 메시지로 축하를 대신했다.

행진 출발지인 타이베이시 정부 앞 광장에 194개 관련 단체와 110개의 무지개 가게 가판대 등이 설치됐다. 동아시아와 미국·유럽 각국 판사처 및 관련 단체가 참석했다.

AP통신은 “대만은 아시아에서 가장 젠더 포용적인 곳 중 하나”라며 베트남,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전역에서 온 참석자들이 화려한 의상을 입고 성평등을 지지하는 메시지가 적힌 깃발과 현수막을 흔들고 걸었다고 전했다.

대만의 성소수자 퍼레이드는 2003년 800명의 참가자로 시작했다. 당시에는 낙인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 마스크 등을 쓰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2019년 5월 대만 당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면서 같은해 10월 열린 행사에서 참가 인원이 처음의 250배인 20만여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행진은 핼러윈 행사랑 겹쳤다. 일부 참석자들은 핼러윈 복장에 성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걸치고 나왔다.

반인반마 괴물인 켄타우로스 복장에 뱀파이어 이빨을 착용한 참석자 다니엘은 AP통신에 “매년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있다”며 “아시아에는 여전히 보수적인 국가가 많은데 대만은 비교적 민주적이고 자유롭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대만에 와서 성평등을 위한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평등한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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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khan.co.kr/world/china/article/202410271609011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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