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자폐환자가 여성의 4배”...유전자 차이 밝혀졌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10. 27.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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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 유희정 교수팀
자폐성 장애인 가족 673가구
유전체 데이터 분석해 연구
성별에 따른 기전 차이 밝혀

국내 연구진이 자폐 가족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발병 기전을 밝혀냈다.

27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유희정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안준용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 김은준 기초과학연구원 시냅스뇌질환 연구단장 등으로 이뤄진 연구팀은 자폐 가족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해 성별에 따른 자폐의 유전적 원인과 차이를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 ‘Genome Medicine’(IF 15.26)에 게재됐다.

자폐란 제한적이면서 반복적인 행동에만 흥미를 갖고 타인과의 상호작용에는 어려움을 보이는 신경 발달장애를 말한다.

통상 남녀 유병비율은 4대 1로, 남성에게서 더 잘 나타나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자폐의 성차에 관한 연구도 동아시아인이 아닌 북미와 유럽인 위주로 이뤄져왔다.

이에 유 교수팀은 한국인의 자폐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자폐성 장애인이 속한 673가구(2255명)의 유전체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는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의 연구다.

그 결과 유 교수팀은 성별 특이적인 자폐 위험 유전자를 발견했고 이들의 기전이 남녀별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자폐 유전자는 신경세포 간의 소통을 담당하는 시냅스(신경세포 간 연접 부위)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반면, 여성 자폐 유전자는 유전자 발현 조절의 핵심 요소인 염색질(DNA와 히스톤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체)과 히스톤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자폐를 일으키는 ‘단백질 절단 변이’와 ‘양적 유전점수’(수천개의 유전적 변이가 특정 질환으로 발현될 확률을 계산한 점수)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 자폐 환자가 남성보다 단백질 절단 변이를 더 많이 갖고 있고 양적 유전점수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그럼에도 전체적인 자폐 발생률이나 중증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낮았는데, 이는 여성이 자폐 유전에 대한 내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북미·유럽 유전체 데이터에만 의존했던 연구에서 더 나아가, 한국인 자폐와 관련된 유전적 차이를 처음으로 분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로 자폐 유전자가 남녀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다”며 “자폐의 원인을 밝히고 개별 특성을 반영한 정밀 의료가 구현될 수 있도록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장 유전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성차의학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유희정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 안준용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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