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탓 사망 교사 사건…검찰, 경찰 무혐의 뒤집고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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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부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이 엇갈린 수사 판단을 내놨다.
앞서 넉 달 전 경찰은 "관련자 모두 혐의 없다"고 결론 내린 반면, 최근 검찰은 반복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숨진 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그들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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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부 학부모의 반복된 민원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대전 초등학교 교사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검찰이 엇갈린 수사 판단을 내놨다. 앞서 넉 달 전 경찰은 “관련자 모두 혐의 없다”고 결론 내린 반면, 최근 검찰은 반복 민원을 제기한 학부모가 숨진 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그들을 기소했다.
검찰은 지난 22일 숨진 ㄱ교사 유족에게 고소당한 학부모 ㄴ씨 부부를 허위 사실 적시 명예훼손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아내인 ㄴ씨는 ㄱ교사와 관련해 ‘자신의 아이를 인민재판 했다’는 등의 거짓 소문을 퍼트리고, 남편 ㄷ씨는 ㄱ교사가 숨진 뒤 온라인커뮤니티 등에 허위 사실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ㄴ씨는 2019년 자녀의 담임교사였던 ㄱ교사에게 반복해 민원을 제기하고, 학교폭력과 아동학대 등으로 ㄱ교사를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당시 ㄱ교사는 경찰 조사 결과 모두 무혐의 처분 받았지만, 그 뒤로도 민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생을 마감했다. 지난 6월엔 공무상 재해라며 순직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순직 인정 다음 날인 지난 6월26일 경찰은 ㄱ교사 유족이 고소한 ㄴ씨 부부 등 학부모 8명(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협박 등 혐의)과 2019년 당시 학교 교장·교감 등 2명(직권남용·직무유기) 등 모두에 대해 ‘혐의 없음’로 처분했다. 대전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무혐의 불송치 이유에 대해 “여러 차례 민원을 넣고 이의를 제기했다고 그 자체로 위법하다고 판단할 법률적 근거가 없다. 조사 결과 정당한 수단을 넘어선 폭력이나 구체적인 협박 등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했다.
유족과 교원 단체는 즉각 반발해 재수사를 요청했고, 검찰은 경찰과 달리 ㄴ씨 부부의 행위가 형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23일 대전교사노조는 성명을 내 “이번 검찰 수사 결과는 지난해 서이초 교사 사건을 비롯해 교사 순직 사건의 가해 학부모들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에 비춰보면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가해 학부모에 대한 첫 형사 처벌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고, ㄴ씨 부부가 처벌돼 악질적인 교권침해에 경종을 울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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