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벤츠의 첨단 기술 집약체, 독일 '팩토리56'을 가다

진델핑겐(독일)=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2024. 10. 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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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40여년 동안 갈고 닦은 자동차 생산 기술의 현주소는 '디지털'로 요약된다.

생산 공정의 자동화로 효율성을 높이면서 전세계 모든 공장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성능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모든 공정이 자동화와 동시에 디지털 생산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디지털로 집약되는 최첨단 기술을 실현하면서도 팩토리56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최우선으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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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디지털 기술 축소판 팩토리56
5G 네트워크 기반의 자동화 체계 구축
최첨단 기술로 친환경성 역시 극대화
기술 중심 속에서도 최고 가치는 사람
팩토리56 전경.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 140여년 동안 갈고 닦은 자동차 생산 기술의 현주소는 '디지털'로 요약된다. 생산 공정의 자동화로 효율성을 높이면서 전세계 모든 공장을 디지털 네트워크로 연결해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전동화 전환의 큰 줄기 속에서 탄소중립 실현에도 매진하고 있다. 디지털이라는 기술과 탄소중립이라는 가치의 만남으로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현실에 구현하겠다는 벤츠, 그 출발점에 있는 곳이 바로 '팩토리56'이다.

팩토리56 내부 공정 작업.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팩토리56은 2020년 9월 독일 진델핑겐에 문을 열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지속 가능성의 밑그림을 그린다는 구상에서다. 면적은 축구장 30개 크기로 거대하다. 공사 기간만 2년 6개월이다. 더 뉴 S클래스 세단과 롱 휠베이스 버전 모델의 생산을 시작으로,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S클래스와 전기차 EQS를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조립하고 있다.

팩토리56 내부. 윤준호 기자


23일(현지시간) 직접 마주한 팩토리56은 그야말로 디지털화의 축소판이었다. 고성능 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모든 공정이 자동화와 동시에 디지털 생산 기술을 갖추고 있었다. 공장의 바닥에서는 무인운반차량(AGV)이 전자기선을 따라 자동으로 부품과 장비를 이송했고, 천장에는 차량을 번쩍 들어올린 대형 로봇 집게가 분주히 움직이면서 공정을 진행하고 있었다. 머리 위와 눈 아래로 마치 미래 모빌리티의 광경이 펼쳐지는 듯했다.

팩토리56의 이같은 환경은 디지털 생태계로 표현되는 벤츠의 이른바 'MO360'(Mercedes-Benz Operation 360)이 적용된 덕이다. 실시간 데이터를 이용해 벤츠의 전세계 승용차 생산을 지원하는 체계다. MO360을 바탕으로 모든 공장에 최적화된 생산 제어를 제공하고, 각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필요 정보와 작업 지침을 수시로 공유한다.

팩토리56 내부에서 부품과 장비를 이송하는 무인운반차량(AGV). 윤준호 기자


팩토리56의 진면모는 디지털화에서 그치지 않는다. 최첨단 기술로 극대화한 친환경성이 또 다른 강점이다. 완전한 디지털화의 구현으로 팩토리56 어디에서도 종이를 쓰지 않는 '페이퍼리스'가 대표적이다. 차량 데이터를 디지털 기기와 디스플레이로 확인하는 체계를 갖추면서 매년 절약하는 종이만 10톤에 이른다. 복잡하고 관리가 힘든 종이를 없앤 만큼 생산 공정마다 바코드와 QR코드를 부착해 차량별 이력이 추적 가능해진 점도 강점이다.

이같은 친환경적인 공정 라인으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기존보다 4분의1로 줄어들었다. 그마저도 30%는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시스템으로 수급하고 있다. 지붕 면적의 40%는 녹지로 조성했고, 건물 외벽에는 재활용 콘크리트를 썼다. 옥상 녹지는 오염된 물에서 빗물을 분리·보관해 산업 용수와 녹지 공간 유지에 사용하고 있다.

팩토리56에서 근무중인 작업자. 메르세데스-벤츠 제공


그렇다고 기술이 전부는 아니다. 디지털로 집약되는 최첨단 기술을 실현하면서도 팩토리56의 중심에는 여전히 사람이 최우선으로 자리한다. 최종 공정으로 갈수록 수작업 비율이 높아지는 게 기계가 아닌 사람의 경험과 숙련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벤츠의 가치관을 보여준다. 하부 조립 공정에서는 차량 바닥이 작업자의 정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기계가 차체를 90도 가까이 기울여줘 편의를 향상시켰다. 팩토리56에 근무하는 직원만 현재 1200명에 이른다.

벤츠는 "직원의 전문성과 유연성 그리고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가 성공의 핵심이라고 여긴다"며 "최첨단 기술 환경 속에서도 결국 중요한 건 회사와 직원의 필요와 요구를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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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델핑겐(독일)=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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