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벼슬?" 특혜 논란에… 인천공항, 교통약자 출구 허용 계획 철회

공항공사 "별도 혼잡 대책 마련"

지난 7월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팬 미팅을 마치고 입국한 배우 변우석을 보기 위해 팬들이 모여 있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출국 시 환송 인파가 몰리는 연예인에게 출국장의 교통약자 우대 출구 이용을 허용하기로 했다가 특혜 논란이 계속되자 철회했다.

당초 공사는 28일부터 사전에 경호원 배치 신고를 한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 출국장의 교통약자 우대 출구 이용을 허용할 예정이었다. 인파가 몰리는 유명인이 출국할 때 일반 출국장을 이용할 경우 공항 혼잡이 빚어지고 다른 이용객들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공사는 이에 따라 고령자와 유소아,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와 도심공항터미널 이용자, 항공사 승무원 등 교통약자 우대 출구 이용 대상에 사전에 경호원 배치 신고를 한 유명인을 추가하기로 했다. 연예인 단체와 소속 연예인에게 관련 안내 공문도 이미 보냈다. 그러나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사그라들지 않았고 결국 시행 하루 전인 27일 백지화했다.

여권과 항공권 검사를 받기 위해 긴 줄을 서야 하는 일반 출국장과 달리 반대쪽에 있는 교통약자 우대 출구는 줄이 짧다. 진입 후 보안검색을 받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도 일반 출국장보다 훨씬 짧다.

공사 측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국정감사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고려해 다중밀집 상황을 유발하는 유명인의 별도 출입문 사용 절차를 시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해외공항 운영 사례 검토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공항 혼잡과 이용객 안전 문제가 없도록 별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공항에선 출국하는 연예인을 보기 위해 많은 팬이 몰리면서 공항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연예인들은 사전에 출국 일정을 팬에게 알리는 등 공항을 마케팅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들이 고용한 사설 경호업체의 과잉경호 논란이 불거지는 일도 드물지 않다.

실제 지난 7월 배우 변우석(33)의 출국 당시 경호원들이 접근을 막기 위해 강한 플래시 불빛을 쏘거나 게이트를 통제했다가 과잉 경호 논란에 휩싸였고, 경호업체 대표 등 2명은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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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