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이 벼슬? ‘특혜’ 논란에…인천공항 “‘전용 출입문’ 시행 안 한다”

인천국제공항이 연예인 및 유명인들을 위한 별도의 출입문 시행을 철회했다.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연합뉴스

인천공항공사는 27일 “이달 하순 시행 예정이던 ‘다중밀집 상황 유발 유명인의 별도 출입문 사용절차’는 시행하지 않을 예정”고 밝혔다.

이어 “해외공항 운영 사례 등을 검토해 공항 이용객의 안전과 다중밀집으로 인한 혼잡 등 문제가 없도록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별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인천공항의 이같은 방침은 최근 국정감사와 언론에서 연예인들이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조종사와 승무원, 외교관 등이 이용하는 별도 출입문 이용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은 특혜라고 지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이번 조치를 통해 국민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연예인 특혜 논란, 연예인 간 계급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연예인이 벼슬이냐는 비판도 있다”(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질타가 이어졌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국정감사와 언론에서 제기한 연예인 특혜로 비칠 수 있어 승무원 전용 출입문 사용을 재검토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인천공항 ‘전용 출입문’ 논쟁은 지난 7월 배우 변우석의 공항 출국 당시 과잉 경호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현장을 통솔한 사설업체 경호원이 일반 공항 이용객에게 플래시를 비추는 등 과한 경호 행위를 취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플래시를 비추는 사설 경호업체. X(옛 트위터) 캡처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이달 28일부터 연예인 출국 시 일반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해 인천공항에서 운영 중인 승무원·조종사, 외교관 등 공적업무 수행인 등이 통과하던 전용 출입문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혜 논란이 커지자 공항공사는 “연예인만을 위한 전용 출입문을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승무원이나 조종사들이 통과하던 전용 출입문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한다”며 “현장 혼잡상황에 대비해 공항을 이용하는 여객 및 일반 이용객들의 안전 및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