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사회 만들 수 있게 함께 해달라”···‘이태원 참사 2주기’ 맞아 보랏빛 물든 서울

배시은 기자 2024. 10. 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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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행진을 시작해 대통령실 앞을 지나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배시은 기자

이태원참사 2주기를 앞둔 주말인 26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주최한 추모 행진과 시민추모대회 등의 행사가 열렸다.

유족들은 참사가 일어난 서울 용산구 해밀톤호텔 골목에 국화꽃 5송이를 헌화하고 4대종단(기독교·원불교·천주교·불교)과 함께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고 이남훈씨 어머니 박영수씨는 기도회를 마친 뒤 “그저 이날의 청년으로, 시민으로 설레는 마음으로 나들이한 우리는 한순간에 참혹한 암흑 속으로 빠져버렸다”며 “남아있는 우리는 그날의 진실을 찾고 또 묻고 있다. 진실을 향해 함께 해주고,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게 목소리를 내달라”고 말했다.

유족과 시민 600여명(주최 측 추산)은 오후 2시50분쯤부터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은 대통령실 앞에서 멈춰 섰다. 고 김의진씨 어머니 임현주씨는 “위기관리 상황에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막을 수 있었고,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던 참사였음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며 “우리는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반드시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진은 서울 중구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앞에서 한 번 더 멈춰 섰다. 송기춘 위원장과 이상철 상임위원, 위은진 상임위원, 김문영 위원, 양성우 위원 등 특조위 구성원들이 유족들을 맞았다. 특조위 위원들과 함께 다시 행진을 시작한 그들은 오후 6시쯤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도착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6시34분부터 ‘10·29 이태원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지난 2년의 삶은 지금껏 겪은 그 어떤 고통보다 훨씬 더 크고 아프게 다가왔다”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에서 두 번 다시 재난참사로 고통받는 이들이 없도록 한 걸음 나아가는 주춧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송기춘 특조위원장은 “수사는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기 위한 것이라면, 조사는 사실관계가 어떠했는지를 밝히는 일”이라며 “설사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해도 다른 모든 책임으로부터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특조위는 재판과정에서 드러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그것이 진정 사실인지 여부까지도 다시 철저하게 살펴보려 한다”고 말했다. 특조위는 이날 서울시청 광장에 부스를 차리고 시민들에게 조사신청 방법과 제보 접수 절차 등을 안내했다.

추모대회에서는 피해 생존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생존자인 이주현씨는 “2년이 지났지만 생존자·피해자 파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여태 드러나지 못했거나, 어떤 이들은 피해자라고 자각조차 못한 채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며 “생존자들은 현장에 있었고 참사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특조위가 숨겨진 피해자를 찾아내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오송 지하도 참사·가습기 참사 피해 유족들, 7개 원내정당 대표 등도 추모대회에 함께했다.

서울광장에는 시민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참여했다는 대학생 조세연씨(22)는 “대중 사이에선 이태원 참사가 왜 참사냐는 프레임이 있는 것 같다”며 “이태원 참사는 사회적 참사이고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모씨(50)는 “10년 전 있었던 세월호 참사도 해결이 안 됐는데, 참사가 반복되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며 “유족들에게 마음을 보태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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