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갑상선 질환의 원인과 관리 방법 [따듯한 동물사전]

갑상선 호르몬 균형 깨지지 않게 조심해야

(시사저널=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반려동물 신체 여러 장기 중 호르몬 분비를 통해 몸의 항상성 유지에 도움을 주는 몇몇 장기가 있다. 그중 갑상선은 호르몬 분비를 통해 신진대사, 심박수, 체온조절 등 신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가슴이나 복부에 위치한 심장·폐·간·위 등의 장기와 달리 갑상선 위치는 목의 앞 중앙에 위치하고 있어 보호자들에게 잘 인지되지 않는다. 신진대사는 몸에 에너지를 생성하고 소비하는 생명활동에 매우 필수적이다. 매우 중요한 과정이기에 갑상선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큰 문제가 생긴다.

주로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고양이에게,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개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 나타나는 주된 이유는 갑상선에 생긴 작은 양성 종양 때문이다.

세포가 양성 종양으로 변이되면 과도한 양의 갑상선 호르몬(T4)이 분비돼 여러 가지 증상과 신체적 문제가 생긴다. 신진대사가 과도하게 이뤄져 식욕이 늘어난다. 물을 많이 마시고 소변을 많이 보는 데 반해 오히려 체중은 감소하고 털 상태는 악화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 호르몬은 세포들의 에너지 사용을 극도로 촉진하기 때문에 음식물을 섭취하더라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지 못하고 소모하게 된다. 또한 체내에 저장된 지방과 근육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이런 조직의 분해 및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체중이 감소한다. 이렇게 활성화된 대사와 에너지 과다로 인해 행동적으로는 더 활발해 보일 수 있으며 다소 흥분되고 예민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다.

호르몬 분비 조절 약물로 갑상선 기능 확인

개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어떨까. 항진증과 반대의 증상을 보인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줄어든 갑상선 호르몬으로 인해 신진대사가 느려져 여러 문제가 생기는데, 에너지가 부족해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어들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평소 산책과 놀이를 좋아하던 개들이 별다른 관심 없이 축 처져 있는 경우도 있다. 식욕이 줄어들고 많이 먹지 않는 것에 비해 체중은 증가하고, 에너지를 많이 생성하지 못해 체온 조절에 어려움을 겪어 추위에 민감해진다. 그 밖에 털이 빠지거나 피부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거나 저하되면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기 위해 약물을 사용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의 경우 과도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약물을 처방받아 매일 복용하고, 주기적인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갑상선 호르몬이 일정하게 유지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종양으로 인해 갑상선에 항진증이 생겼다면 이 종양을 수술로 제거하는 방법도 있으나 수술이 어려운 경우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통해 조직을 선택적으로 파괴해 호르몬 분비를 조절하기도 한다.

반대로 갑상선 기능 저하증의 경우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을 투여한다. 갑상선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 이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으며, 혈중 호르몬 농도가 적절하게 유지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