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9 초박빙 미 대선…최종 승자 발표에 며칠이 걸릴 수 있다

권영미 기자 2024. 10. 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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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 투표 당일에 사전투표 집계
전문가들 음모론 만연 우려…다른 주도 집계 늦어질 수 있어
2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메도스 몰에서 유권자들이 대선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핵심 경합주에서의 사전투표는 지난 19일 시작돼 다음달 1일까지 진행된다. 2024.10.21 ⓒ AFP=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미 대선 선거일인 11월 5일이 9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막상 그날이 되어도 누가 당선됐는지는 '깜깜이'일 것이라고 선거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주요 경합 주 일부는 앞서 이뤄진 우편투표나 사전투표(우편투표와 대면 투표 합친 것)의 용지를 이날부터 집계할 예정이고, 일부 주는 투표용지를 수개표로 재확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선 결과는 시시각각 엎치락뒤치락할 것이라, 이번 선거에도 음모론이 난무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 포브스 등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공화당 시의원인 세스 블루스타인은 선거 당일 승자를 알 수 있는 확률을 "거의 0"이라고 말했다. 위스콘신주 선거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당원 앤 제이컵스는 최종 집계가 선거 다음 날 아침까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2020년 대선 당시의 혼란 후 미국 각 주는 투표 집계를 빨리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일부 제도를 개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주는 정치적으로 교착 상태라 선거일 전에 우편 투표지를 개봉하고 처리하도록 하는 데 합의하지 못했다.

어떤 주는 선거일 일주일 전, 캘리포니아주 경우는 무려 29일 전에 우편투표나 사전 투표 집계를 시작할 수 있다. 총 43개 주가 최소한 일부 작업이라도 시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펜실베이니아는 선거 당일 오전 7시부터, 위스콘신주는 선거일에 투표소가 문을 연 후 집계할 수 있다. 게다가 펜실베이니아주 경우는 봉투에서 투표용지를 꺼내고 유권자 서명을 확인하는 등의 조처를 해야 하며, 투표가 오후 8시에 마감될 때까지 투표 총계를 기록할 수도 없다. 펜실베이니아는 190만건의 사전투표가 있었고 위스콘신은 71만6000건이 있었다.

파이브서티에이트(538)에서 수집한 여론 조사 평균에 따르면,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전국 여론 조사에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포인트 미만으로 앞서고 있으며(지지율 48.1% 대 46.3%),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의 주요 경합 주에서는 사실상 동률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후보의 격차가 매우 작거나 없다는 것은 개표가 거의 100%가 되어야 승자를 알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누가 이겼는지 알아내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말이다.

선거 감시자들은 우편 투표용지를 세는 데 지연이 생기면 대중이 누가 선거에서 이길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가 앞서고 있어서 '붉은 신기루'(red mirage, 공화당이 이기고 있다는 착각)가 생겼다가 사전투표 용지를 집계하면서 민주당이 앞서 나가게 된다면 선거 사기가 일어났다는 루머가 번성하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펜실베이니아 주무장관 앨 슈미트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집계 지연이 "분명히 우려되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한 기간을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결과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0년에 미국 매체들은 조 바이든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겨 대선에 이겼다고 보도하기까지 4일이 걸렸다. 그 당시 지연된 발표로 인해 루머가 만연했고 필라델피아 개표 센터에서는 시위까지 일어났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의 선거 관리원이 사기를 저지르려 한다고 근거 없는 비난까지 퍼부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도 사전투표 결과가 집계되며 갑자기 바이든의 표가 급증하자 트럼프는 투표 사기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주법이 우편 투표지의 조기 처리를 금지하기 때문에 널리 예상되었던 사건임에도 이런 소동이 일어났다.

제이컵스 위스콘신주 선거위원장은 위스콘신 주의회가 조기 투표용지 처리 합의에 도달했지만 주 상원에서 무산됐다고 했다. 그 이유는 주 선거 부정을 우려하는 이들이 선거 보안에 우려를 제기했기 때문인데 제이컵스는 "이 법안을 무산시킨 것은 음모론이었다. 나는 (당시)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두 주의 공무원이 그나마 믿는 것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에 비해서는 사전투표의 양이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올해 사전 투표한 주의 사전투표는 전국적으로 3000만건 넘게 이뤄져 50%를 넘을 것으로 분석됐다.

위스콘신주에서는 2020년에 사전투표가 투표의 약 60%를 차지했다. 2년 후인 주 중간선거에서는 주 데이터에 따르면 그 비율이 약 29%로 떨어졌다.

한편 우편 투표의 조기 처리를 허용하는 다른 주에서도 선거 절차에 대한 다른 변경 사항으로 인해 선거 당일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조지아주는 투표용지를 기계로 집계한 후 다시 수개표로 확인해야 한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미리 세어놓은 사전투표 표를 투표가 마감될 때까지 발표를 기다려야 한다. 또 신분증을 지참해야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올해 바뀌어 임시 투표용지로 투표를 한 이들의 표는 선거일 이후에야 판정 및 집계된다.

올해 애리조나주는 4년 전 투표용지의 두배에 해당하는 2페이지 양면으로 된 투표용지를 사용했다. 이에 따라 다른 주보다 투표용지를 세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된다고 해당 주 선거 관리인들은 전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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