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네일은 강판을 자청했다···가진 힘 다 쏟아낸 외인 투수에게, 이범호 감독이 꼭 전하고 싶은 말[KSx스토리]

김은진 기자 2024. 10. 27. 07:3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KIA 제임스 네일이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 승리 뒤 이범호 KIA 감독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제임스 네일(31·KIA)이 혼신의 가을 역투를 완료했다.

네일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5.2이닝 6피안타(1홈런)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9-2로 앞선 6회말 2사 2루 마운드를 내려왔고 KIA는 그대로 승리해 네일은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21일 1차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0-1로 뒤진 상황에서 교체된 네일은 당시 경기가 서스펜디드게임으로 넘어가면서 닷새 만인 이날 4차전에 다시 등판했다. 71개를 던지면서 특기인 스위퍼와 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삼성 타선을 또 한 번 막아냈다.

네일은 외국인 선수로는 드문 투혼을 보여줘 KIA의 가을을 감동으로 적셨다. 8월24일 NC전에서 타구에 맞아 턱 관절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고도 한국시리즈 출전을 위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턱 수술을 받아 음식을 제대로 섭취할 수 없지만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단백질 음료 등을 열심히 마셨고, 부상 2주 만에 야구장에 나와 몸을 움직이기 시작하고 단계적 투구프로그램을 소화하면서 한국시리즈 등판을 실현해냈다.

KIA 제임스 네일이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이닝을 끝낸 뒤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의심하지 않고 1차전 선발로 앞세웠던 KIA의 믿음을 네일은 결과로 보여줬다. 두 번의 등판에서 60~70개의 공을 던지며 선발의 최소한 몫인 5이닝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부상으로 재활하는 기간 공을 던지지 않고 충분히 쉰 터라 힘도 충분했다.

네일은 이날 모든 공을 전력으로 던졌다. 상대 에이스 원태인과 1차전에 이은 리턴매치고, 전날 3차전을 진 터라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생각한 네일은 시작부터 공 하나하나에 모든 힘을 쏟았다.

1회부터 전력으로 던지다보니 힘이 일찍 떨어졌다. 5회를 마친 뒤 네일은 “투수를 바꿔야 할 것 같다”고 강판을 자청했다. 64개를 던진 뒤였다. 7-2로 KIA가 앞서 있었지만 4회와 5회에 1점씩 주자 실투가 나올 것을 우려해 스스로 그만 던지겠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너무 최선을 다해 던져 힘이 없었던 모양이다. 5회 끝나고 바꿔달라고 했는데 1이닝만 더 던져달라고 하니 알겠다며 6회에도 오른 거다”며 “(좌타자) 김영웅 타석에서는 무조건 좌완 이준영으로 교체하기로 얘기하고 6회를 준비했었다”고 설명했다.

KIA 제임스 네일이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네일은 4차전을 통해 올해 등판을 일단 마감했다. 3승1패로 앞선 KIA는 1승만 더하면 우승한다. 시리즈 승부가 7차전까지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네일이 불펜으로라도 추가 등판하는 상황은 없을 전망이다. KIA는 5차전엔 양현종을 선발로 한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 뒤엔 좋은 불펜 투수들이 많다. 계획과 다르게 가다가 6~7차전까지 넘어가면 오히려 잘못된다. 냉정을 찾고, 계획한 것 외에 다른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혼신의 힘을 다해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결국 등판해준 외국인 투수의 투지는 팬들과 동료들, 그리고 무구보다도 사령탑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준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시리즈 준비하는 동안 라이브피칭 때도 봤지만 확실히 한 달 정도 쉬어서 스핀 자체가 달랐다. 그 힘을 아끼지 않고 오늘 1회부터 5회까지 최대한의 스피드를 내서 던지는 모습을 봤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네일이 없었으면 올시즌 힘들었을 것이다. 고맙다고 꼭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