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뉴스 안보는 사회, 뉴스 회피 현상의 실태와 문제점

장정우 2024. 10. 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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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4년 10월 26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최지향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이하 최휘) : 열린라디오 YTN <미디어 비평>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화여대 미디어학부 최지향 교수와 전화로 만나봅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최지향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이하 최지향)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교수님. 최근 언론진흥재단에서 뉴스 회피 현상과 언론사 대응 전략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일단 뉴스 회피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면요. 사실 뉴스를 안 보는 문제에 대해서는 꽤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나왔고, 저희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다룬 바 있는데요. 우리 사회의 뉴스 회피 현상. 교수님도 개인적으로 공감되시는 부분이 있으실까요?

◇ 최지향 : 네. 당일 세미나에서 김영주 한국언론진흥재단 수석연구위원이 발표한 내용을 보면, 응답자의 70% 넘게 뉴스 회피 경험이 있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것과 같이 뉴스를 잘 안 본다는 걱정은 늘 있었죠. 우리는 어차피 어떤 방식이건 뉴스를 회피하면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희가 설령 하루 종일 잠자는 시간 빼고 뉴스를 본다고 해도, 세상의 뉴스를 다 볼 수는 없기 때문에 회피를 해야 되는 거죠. 그래서 어떤 뉴스는 회피하고, 또 어떤 뉴스는 선택하는 결정을 늘 해야 하는데. 지금 뉴스 회피를 학계에서, 또 업계에서 특별히 더 걱정하는 이유는 이 선택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종류의 회피가 늘어나서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은 모든 뉴스를 다 회피만 하고 소비할 뉴스에 대한 선택은 아예 하지 않기도 하고요. 또 어떤 이들은 특정한 뉴스. 특히, 내 의견과는 다른 견해를 담고 있는 그런 뉴스는 회피하고. 반면 자기 생각과 일치하는 견해를 담은 뉴스만을 선택하기도 하죠. 또는 뉴스를 회피하고, 대신 더 저질의 정보를 생산하는. 예를 들면, 요즘 근거 없는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유튜브 채널도 많잖아요? 이 같은 대안적인 정보 제공원으로부터만 공적 정보를 얻는다는 점에서 더 우려가 큽니다.

◆ 최휘 : 뉴스 회피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분을 말씀해 주셨는데. 그럼 사람들이 뉴스를 잘 보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 최지향 : 여러 가지 다양한 이유가 있죠. 그런데 특히 이 부분을 먼저 짚고 가고 싶습니다. 앞서 언급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설문조사를 보면,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보면 화가 나고. 또 뉴스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했습니다. 예를 들면, 45.7%가 뉴스를 보면 화가 난다고 했고. 49.3%는 뉴스를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답변을 보면 사람들이 뉴스를 회피하는 원인을 이해하는 약간의 실마리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꼭 즐겁기 위해서만 뉴스를 보는 건 아니잖아요? 사실 모든 뉴스가 즐거우면 그것도 굉장한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사회의 어두운 부분, 또 구조적인 문제점, 그런 걸 끄집어내서 밝혀야지. 그렇게 해서 때로는 우리가 화가 나게 하고, 또는 그 상황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게 어떤 측면에서 뉴스가 할 일이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우리가 살면서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늘 경험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죠. 게다가 지금은 과거에 비해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가 굉장히 늘어났잖아요? 지금 OTT 하나만 열어도 굉장히 재미있는 콘텐츠가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여유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그 시간에 사람들은 뉴스 대신,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화가 날 수 있는 뉴스 대신에 더 재미있고, 스트레스 없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택할 수 있는 지금 이 미디어 환경이 뉴스 회피를 더 가속화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볼 수 있고. 또 그런데 또 실제로 뉴스가 불필요할 정도로 과도하게 우리가 화가 나게 하고. 또 스트레스를 느끼게 하는 그것도 사실입니다. 사람들의 주목 어텐션을 두고 지 굉장히 많은 콘텐츠가 경쟁하는 미디어 환경이잖아요? 그런데 그 상황에서 뉴스도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서 과도하게 선정적이고. 또 정치와 같은 공적 이슈를 다루면서도 굉장히 과도하게 갈등 요소를 부각하다 보니까 뉴스가 더 보기 싫은 거죠.

◆ 최휘 : 그럼 이 사회적으로 뉴스 외피 문제를 봤을 때. 국민들이 뉴스를 보지 않는 뉴스 회피 현상이 심각해졌을 때, 가장 우려해야 할 점은 어떤 걸까요?

◇ 최지향 : 네. 가장 우려할 점은 일단 뉴스가 만들어내는 선순환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야 될 것 같은데요. 우리가 "뉴스가 중요하다. 사람들이, 시민들이 뉴스를 보는 게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뉴스가 민주주의가 잘 돌아가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뉴스를 잘 좋은 뉴스를 잘 소비하면 국가적인 현안에 대해서 지식을 쌓게 되고. 또 이 같은 지식을 자원 삼아서 또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한다는 거죠.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뉴스가 만들어내기 때문에 건강한 민주주의에 기여한다고 하는데, 뉴스를 회피할 때 이 선순환 구조는 파괴됩니다. 예를 들면, 모든 뉴스를 회피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들은 공적 이슈에 대해서 무지해지고, 또 참여하지 않게 되죠. 그리고 이렇게 뉴스를 회피하는 이들 중 상당수는 어떻게 보면 의도적으로 뉴스를 찾아 나서지는 않지만, 또 상당한 양의 뉴스 또는 유사 뉴스를 우연히 접하면서 살죠. 그런데 특히 젊은 층이 이런 성향이 강한데. 열심히 자기에게 필요한 뉴스를 선택해서 소비하기보다는 그냥 우연히 노출되는 그런 정보. 또 뉴스에 의존해서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거를 학교에서는 소위 뉴스가 자신을 알아서 찾아올 것이라는 인식, 영어로는 News Finds Me Perception(뉴스 파인즈 미 퍼셉션 / 뉴스가 나를 찾아낼 것이라는 인식)이라고 하는데. 이 같은 인식이 높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접하는 정보라는 것은 상당 부분이 양질의 뉴스 정보라기보다는 커뮤니티발 짜집기 정보. 또 선정적인 정보, 허위 정보. 이런 질이 낮은 정보일 가능성이 크죠. 그런데 이 같은 뉴스 소비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특징이 뭐냐면. 실질적으로 정치지식 수준이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많은 정보를 우연히 접하고 있다라고 느껴서 굉장히 정치적인 목소리를 활발하게 크게 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이 역시 뉴스의 선순환 구조가 파괴되는 셈이죠.또는 다른 경우로 언론이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서 정보를 얻는 선택을 하기도 하죠. 뉴스를 회피하는 대신.. 예를 들면, 유튜브 같은 데서 정보를 얻을 경우에는 또 편향되고, 왜곡되고,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정보를 얻게 되죠. 그러면 이들은 또 제대로 된 지식에 바탕하지 않은 상태로 정치에 참여하게 되면 굉장히 큰 문제입니다. 그래서 여하튼 여러 가지 다른 방법으로 뉴스 회피 현상은 이 뉴스가 만들어내는 민주주의에 기여하는 선순환 구조를 깨뜨리기 때문에 굉장히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되는 현상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최휘 : 다시 세미나 이야기를 좀 해보면. 앞에서 말씀드린 이 세미나 자리에서 뉴스 회피 현상에 대해서 언론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많은 논의가 이뤄진 것 같은데요. 어떤 방향으로 논의가 됐습니까?

◇ 최지향 : 일단 현직 기자들이 많이 참여하셔서, 이 뉴스 회피 현상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 있는 토론이 있었는데. 예를 들면, 제로 뉴스라는 이야기를 해주신 분도 있었어요. 즉, 언론사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들이 공들여 만든 뉴스가 시민들에게 와닿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건데. 예를 들면, JTBC 송승환 기자 같은 경우는 "지금 너무 이렇게 질 나쁜 기사가 많은 것이 지금 문제다"라고 해서. 언론에서도, 뉴스에서도. 예를 들면, '커뮤니티 베껴쓰기 제로', '논란 확대하기 제로'처럼. 나쁜 부분을 덜어내는, 소위 '제로 뉴스'. 지금 제로 콜라가 유행하는 것처럼, '제로 뉴스'를 시도해 보자. 이렇게 제안을 하기도 했어요. 예를 들면, 우리 시민들이 "연예인이 얼마 주고 산 집이 얼마가 됐다, 얼마로 올랐다"라든가. 또 최근 연예인의 이혼 관련한 폭로전 이런 기사를 보게 하지 말고. 정말 좋은 기사를 많이 생산하자라는 그런 이야기도 있었고요. 또는 다른 지점에서는 독자와의 연결을 굉장히 강조했습니다. 지금 좋은 기사가 있다고 해도 그게 시민들에게 가닿지 않는 게 또 문제잖아요? 그래서 좋은 기사와 그리고 좋은 기사를 원하지만, 지금 어디서 좋은 기사를 선택해서 소비할 수 있는지 몰라서 헤매고 있는 시민들 간의 연결고리를 언론사가 좀 더 만들어야 된다에 대해서 이야기한 그런 기자도 있었습니다.

◆ 최휘 : 네. 사실 저는 뉴스를 전하는 게 업이다 보니, 뉴스를 매일 보는데. 좋은 뉴스만 있을 수는 없고. 또 그래서도 안 되겠지만. 보다 보면 마음이 좀 좋아지는 보고 싶은 뉴스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하거든요?

◇ 최지향 : 맞습니다.

◆ 최휘 : 언론사도 "사람들이 어떤 뉴스를 보고 싶어 할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고민을 좀 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어요.

◇ 최지향 : 맞습니다. 그런데 또 사람들이 좋아하는 뉴스만 제공할 수는 없잖아요. 사람들이 사람들에게 필요한 뉴스를 제공하는 게 또 공적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또 필요합니다. 그런데 앞서 제로 뉴스에서 언급한 것처럼 수많은 저질 정보 속에서 언론사가 양질의 기사 즉 보고 싶은 기사를 잘 생산하는 게 많이 생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죠. 세미나에서도 그래서 탐사 보도나 장기 기획처럼 많은 비용이 들지만 굉장히 시민들에게 중요한 의미 있는 기사에 투자하는 언론사 분위기가 필요하다고도 이야기를 했는데 같은 맥락이죠. 그런데 또 생각해볼 지점은 소위 '제로 뉴스'처럼 좋은 기사를 만든다고 해서 꼭 사람들이 많이 보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라는 거죠. 그 날 세미나에서도 예를 들면, 부산일보의 '삼복 빨래방' 그런 기사를 기획하신 기자가 오셔서 굉장히 좋은 기획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보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래서 언론사가 또 고민할 지점은 좋은 뉴스를 어떻게 시민들이 더 많이 소비할 수 있게 할 지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한국일보에 최근 해양쓰레기 관련한 탐사 보도가 있었는데. 이 보도가 이 달의 기자상도 수상하고 했는데. 이 기자들은 길고 호흡이 긴. 하지만 의미 있는 이 기사를, "어떻게 시민들이 효과적으로 이용자들이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을까?" 그걸 고민하면서 이 스토리텔링 전문가의 자문까지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좋은. 그리고 보고 싶은 뉴스, 좋은 뉴스 이런 거를 생산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 어떻게 하면 더 사람들이 그 시민들이 부담 없이 그리고 이 뉴스를 정말 잘 읽을 수 있을지, 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야 될 것 같습니다.

◆ 최휘 : 지금까지 해주신 말씀을 종합해보면. 결국 뉴스 회피 현상을 극복하려면, 언론사도. 또 뉴스 소비자도. 서로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 최지향 : 맞습니다.

◆ 최휘 : 뉴스 회피 현상. 극복할 수 있을까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 최지향 : 네,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뉴스 생산하고, 또 이용자들과 접점을 만들어서 어떻게 좋은 뉴스가 이용자에게 가닿게 할까?" 이거 고민하는 언론사의 노력도 필요하고. 또 시민들이 높은 뉴스 리터러시의 바탕에서 좋은 뉴스를 골라서 보려는 노력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더불어 사회적인 노력.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우선 사회적으로는 "뉴스가 중요하고, 뉴스에 대해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게 의미있다"라고 인식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데. 예를 들면, 지금 정치인들의 경우는 자신을 비판하는 뉴스를 내보내는 언론을 비판하고, 또 심지어는 가짜 뉴스라고 폄훼하고 있는데. 이 같이 뉴스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분위기는 정말 지향해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은 더 조심해야 할 것 같고요. 또 정책적으로도 어떻게 저지의 정보 저지의 뉴스가 아니라 좋은 뉴스가 더 높은 확률로 시민들에게 가닿을 수 있게 할지 노력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설사 뉴스에 관심이 없는 이들이라도 우연히 양질의 뉴스에 접할 수 있는 뉴스 생태계를 어떻게 만드는가 에 집중해서 뉴스 관련 정책을 세울 때일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어떤 정파에 유리한 또는 불리한 뉴스가 더 많이 노출되게 할 것인가를 가지고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지금 그게 중요한 때가 아닌 것 같습니다. 즉, 한 나라의 미디어 생태계가, 뉴스가 중요하고, 또 좋은 뉴스를 우연히 접하게 하는 이 거대한 이런 뉴스 커뮤니티가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최휘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 최지향 : 네. 감사합니다.

◆ 최휘 : 지금까지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최지향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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