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2020 빗나간 미국 대선 여론조사…올해는 어떨까

김예슬 기자 2024. 10. 2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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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D-9]"전국서 해리스가 앞선다는 여론조사? 실제론 트럼프가 우세"
"여론조사기관, 과거 실수 교정 위해 다양한 기술 적용"
미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불과 9일 앞두고 여론조사기관들은 초긴장 상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초접전' 대선에서 2016년과 2020년 전철을 답습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9~22일 1500명의 등록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49%,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4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반면 이코노미스트와 유거브가 지난 19~22일 1422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해리스는 48%로, 46%를 기록한 트럼프를 2%포인트(p) 차로 앞섰다.

두 여론조사 모두 후보 간 격차가 오차범위 안에 있는 만큼, 실제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이렇듯 첨예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2020년 실패한 여론조사기관들이 올해도 고배를 마실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1988년부터 2020년 대선까지 마지막 여론조사 평균은 실제 결과와 평균 2.3%p의 차이를 보였다고 전했다. 주별로는 2020년 이후, 평균 3.2%p의 차이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0년 대통령 선거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파이브서티에잇(538) 여론조사 평균에서 8.4%p,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 여론조사 평균에서도 7.2%p 앞서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 투표 결과 바이든 대통령은 4.5%p 우세했다.

2016년 대선 예측은 더 처참했다. 당시 대부분의 여론조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다. 2016년 대선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의 평균적인 차이는 3.9%p로, 지난 30년간의 차이 중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538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당선될 확률을 71.4%,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을 28.6%로 예측하는 등 여론조사기관들은 힐러리 전 장관의 당선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러나 힐러리 전 장관은 전체 유권자 투표에서 230만여 표, 1.7%를 앞서고도 선거인단 232명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반인 270명을 훨씬 넘는 306명을 확보했다.

WSJ은 이러한 과거 여론조사를 토대로 "여론조사가 올해도 같은 것을 놓치고 있다면, 오늘날 여론조사에서 해리스가 간신히 앞서는 것은 실제로는 트럼프가 앞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경합주 조지아주 지블런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 참석해 유세를 하고 있다. 2024.10.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가 해리스 부통령에게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며 결과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선거 전문 사이트 디시전데스크HQ(DDHQ)의 데이터 과학 책임자 스콧 트랜터는 WSJ에 "라틴계와 흑인 유권자가 트럼프에게로 옮겨가는 등 트렌드를 깨는 일부 전개가 새로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낙태권을 지지하는 교외 여성이 급증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

비슷한 예로 2016년 선거에서는 응답자의 '교육 수준'을 주요 변인으로 보지 않았는데,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저학력 백인층에서 큰 지지를 얻었다.

WSJ은 "2020년 대선에서도 여론조사는 백인 유권자와 노년층 유권자의 비율을 과소평가했고, 도시 지역에서 바이든의 지지를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20년 코로나19로 사전투표로 몰렸다는 점, 투표율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 등도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 간 괴리를 만들었다.

스탠퍼드 대학 정치학자 존 크로스닉도 WSJ에 "우리는 더 큰 재앙으로 향하고 있다"며 "많은 새로운 온라인 설문 조사가 입증되지 않은 샘플링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 있는 해군 천문대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4.10.24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러한 해석들은 언뜻 보면 2016년, 2020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과소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서도 실제 결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로 호도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 기관들이 과거와 같은 실수를 교정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만큼, 현재 여론조사의 '박빙' 승부가 실제 결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 여론조사 전문가인 네이트 실버는 "트럼프는 2016년에 기억에 남을 만큼 기대치를 뛰어넘었고, 2020년에는 더욱 그랬다"면서도 "하지만 2012년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여론조사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론 조사원들은 교육 수준이나 과거 투표에 가중치를 두는 등 여러 기술을 사용해 여론조사와 실제 결과 간 괴리를 줄이려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도 "대부분 여론조사기관은 2020년의 실수에 대응해 방법론을 어느 정도 변경했다"며 "정확한 2022년 중간선거 여론조사 결과는 여론 조사 기관에 어느 정도 낙관적인 전망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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