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취임 2주년' 이재용, 위기론 넘을 쇄신전략 나올까

이한듬 기자 2024. 10. 27. 06:1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흔들… 위기극복 메시지 낼 지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사진=뉴스1 DB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7일 회장 취임 2주년을 맞이한다. 수십 년째 유지했던 메모리 반도체 1위 자리가 흔들리고 스마트폰 사업 마저 경쟁사들에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 회장이 어떤 위기 극복 전략을 내놓을 지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적을 발표해 충격을 안겼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시장이 예상했던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10조7717억원보다 1조7000억원가량 낮았다.

범용 메모리 판매 부진으로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실적이 축소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삼성전자 반도체부문(DS)의 3분기 영업이익은 4~5조원대로 지난 2분기 6조4500억원대비 크게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며 삼성전자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시장 여건이 동일한 상황에서도 삼성전자와 달리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다.

양사의 희비를 가른건 AI(인공지능) 반도체이다. 범용 메모리 부진에도 AI·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견조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구축한 SK하이닉스는 사실상 독점 공급을 통해 수익성을 크게 확대한 반면 적기 대응에 실패한 삼성전자는 사업화 지연 문제를 겪으며 주도권을 놓쳤다.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 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반성문을 낸 배경이다.

스마트폰 사업도 위기에 놓여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8%로 전년동기(21%)보다 3%포인트 줄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미국 애플의 점유율은 17%에서 18%로 올랐다. 삼성전자가 소수점 차이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향후 점유율이 역전당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 그래픽=김은옥 기자
삼성전자가 시장을 개척했던 폴더블폰은 중국 기업에 선두자리를 내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점유율은 23%로 화웨이(35%)에 크게 뒤처졌다. 또 다른 중국 업체 아너(12%), 모토로라(11%), 오포(8%) 등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2위 자리도 위태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력 사업의 위기론이 커진 가운데 재계는 이 회장이 조만간 위기극복을 위한 메시지를 내놓지 주목하고 있다. 회장 취임 2주년인 이날 혹은 창립기념일인 11월1일을 전후해서 별도의 메시지를 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이 회장은 최근 주요행사에서 취재진을 만났으나 쇄신 관련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기보단 조만간 단행될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조직개편을 통해 위기극복 전략 실행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있다.

삼성의 콘트롤타워 부활과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필요성 등도 제기된다.

삼성은 2017년 그룹 콘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던 미래전략실을 폐지하고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3개 부문의 태스크포스(TF)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룹 문제 전반을 관리하는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경쟁력이 저하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 중장기 로드맵을 세우고 일관성 있게 각 사업부문의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이 회장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 임원은 이 회장뿐이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준감위 연간 보고서를 통해서도 "조직 내 원활한 소통에 방해가 되는 장막의 제거와 최고경영자의 등기임원 복귀 등 책임경영 실천을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있어야 한다"며 "경영 판단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콘트롤타워 재건을 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