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웹3.0]⑩ 야코벤코 솔라나 창업자 “스마트폰 만드는 이유? 수수료 부담 없애고 웹3.0 전파”

김태호 기자 2024. 10.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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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115조원 코인 솔라나
블록체인 기업이 스마트폰 개발
애플·구글 수수료 독식 견제
“스마트폰으로 웹3.0 전파”
그래픽=손민균
“애플과 구글이 전체 모바일 시장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20~30%를 수수료로 챙깁니다. 솔라나는 지금의 수수료 독식 환경을 바꿀 기회라고 판단하고 스마트폰을 만들기로 결정했죠.”

아나톨리 야코벤코(Anatoly Yakovenko·43) 솔라나 공동창업자는 지난 2일 조선비즈와 화상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개발자들이 과도한 수수료 부담 없이 암호화 기능을 지닌 애플리케이션(앱)을 자유롭게 실험하고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며 스마트폰 개발 배경을 밝혔다.

솔라나는 블록체인업계에서 독특한 사업 전략을 펼치는 기업이다. 본업은 블록체인 개발사지만 지난해부터 하드웨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플과 구글 등 플랫폼 공룡 기업들이 수수료를 독식하는 환경을 밀어내고 개발자 및 창작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돌려주는 인터넷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러한 사업 목표 아래 회사는 지난해 첫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스마트폰인 ‘사가’를 출시했다. 올해 9월엔 2세대 스마트폰 ‘시커’를 공개했다. 내년 출시 예정인 시커는 사전예약으로만 15만대가 팔렸다. 야코벤코 창업자는 “사가의 경우 시장을 테스트하기 위해 2만대만 생산했는데 지난해 12월에 모두 판매됐다”며 “이번 시커는 사전예약으로만 15만대가 팔려 8배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고 했다.

블록체인 개발사 솔라나가 내년 출시를 예고한 스마트폰 시커 이미지. /솔라나 제공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등 소수 기업에 의한 과점 양상을 보인다. 솔라나는 가상자산 이용이 활발하면서도 스마트폰이 충분히 보급되지 않은 시장을 목표로 삼았다. 야코벤코 창업자는 “아직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지 않은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며 “잠재 소비자 수는 적을 수 있으나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신흥 시장에서 가상자산 이용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소비력을 지닌 이들이기 때문에 판매 대수보다는 수익을 더 중요하게 여겼다”고 덧붙였다.

그는 “초기 스마트폰 개발 단계에서는 솔라나의 팬덤을 겨냥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이후 더 많은 소비자들도 유행에 탑승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아울러 “솔라나는 우선 가상자산 시장 내에서 성과를 내고 동시에 틈새시장 속 스마트폰 관련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 사업 모델이 효과가 있다면 소비자들은 자연히 우리가 만드는 흐름을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코벤코 창업자는 스마트폰 외 하드웨어 출시에 대한 열망도 내비쳤다. 이미 솔라나는 내년을 목표로 게임기기 PSG1 개발을 예고했다. 그는 “웹3.0의 많은 부분이 사회적 요소와 게임이 혼합된 형태라고 생각한다”며 “웹상 디지털 아이템이 사회적 가치를 품을 때 웹3.0도 가치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 가상자산 관련 게임을 만드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지금은 좋은 게임을 탐색하고 그 게임이 가상자산과 유기적으로 구동되도록 만드는 단계다. 안경 같은 신체 착용 장치나 게임을 하는 공간이 차세대 웹3.0을 위한 하드웨어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구체적인 솔라나의 다음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정하지 않았으나 젊은 사람이 많이 사용하는 만큼 스마트폰일 확률이 높다”며 “가상자산 트레이더를 위한 전문 장치는 아직 없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그래픽=손민균

솔라나는 본업인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17년 설립된 이 회사는 2020년 동명의 블록체인 메인넷과 가상자산을 선보였다. 솔라나 메인넷 이용자 수를 파악할 수 있는 활성화지갑수(UAW)는 최근 한 달간 9360만좌로 집계돼 전체 메인넷 중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5일 기준 솔라나 메인넷에 예치된 총자산(TVL)은 69억달러(약 9조5000억원)으로 이더리움과 트론에 이어 3위다. TVL 수치가 클수록 블록체인 이용자들이 메인넷을 신뢰하고 자산을 맡긴다는 의미다.

솔라나가 발행하는 솔라나 코인 역시 전 세계적으로 인기리에 거래되고 있다. 이 코인은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중 이더리움의 위치를 위협할 가상자산으로 종종 거론되곤 한다. 지난 25일 기준 솔라나 코인의 시가총액은 830억달러(약 114조5000억원)로 전체 가상자산 중 다섯 번째로 크다. 현재 미국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이어 솔라나가 세 번째 가상자산 현물 ETF 기초자산으로 거론되는 중이다.

야코벤코 창업자에게 솔라나의 인기 이유에 대해 묻자 “거래 비용이 저렴하고 거래의 확장성이 빠르다는 점이 주요 요인이다”고 답했다. 그는 “아비트럼(블록체인의 일종)의 수수료는 거래 당 1달러 이상으로 올라가기도 하나 솔라나는 거래가 몰려도 최고 수수료가 0.5센트 수준이다”라며 “특히 결제와 스테이블코인(법정화폐와 가치가 연동되는 가상자산) 이용에 솔라나는 좋은 조합”이라고 강조했다.

솔라나 공동창업자 아나톨리 야코벤코가 지난 2일 조선비즈와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태호 기자

이날 인터뷰에서 야코벤코 창업자는 솔라나를 비롯한 블록체인 시스템이 지금의 전통 주식 거래 시스템보다 더 나은 자산 거래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X(옛 트위터)에서 ‘나스닥(미국 장외주식시장) 논쟁’에 참여한 바 있다. 솔라나가 나스닥과 비슷한 수준의, 혹은 더 나은 거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그가 발언하자 몇몇 가상자산 유명인들이 반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야코벤코 창업자는 “나스닥은 궁극적으로 뉴욕에 있는 하나의 서버에 연결돼 있다”며 “한국이나 싱가포르에서 발생한 거래는 뉴욕까지 이동해야 하는데 이러한 과정 없이 분산화된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곧바로 거래 정보를 입력할 수 있어 효율적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솔라나 기반 탈중앙화 거래소 비교 서비스인 주피터의 경우 50개의 서로 다른 거래소 정보를 동시에 열람할 수 있고 사실상 무료에 가깝다”며 “실제로 글로벌 시장이 하나로 통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솔라나의 사업 목표에 대해 묻자 “가상자산 이용자들이 흡족해할 훌륭한 하드웨어를 만들고 싶다”고 운을 뗐다. 또한 “애플페이처럼 원활하고 마법 같은 가상자산 이용 경험을 제공해 사람들이 아무런 불편함 없이 블록체인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면서도 “애플이 하는 것처럼 30%의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엄격한 제한을 두지 않고 개발자들이 모바일 앱을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든 것이 쉽게 상호작용하고, 공유하기도 쉬우며, 가상자산 친화적인 웹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메인넷이란

가상자산과 탈중앙화 서비스(dApp·디앱) 등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데 기반이 되는 네트워크. 스마트 기기의 운영체제(OS)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이 구동되듯이 메인넷 위에서 블록체인 서비스인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구동된다.

☞웹3.0이란

초창기 인터넷인 웹1.0, 플랫폼 개념의 웹2.0을 넘어선 개념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토대로 탈중앙화 가치를 지향하는 웹 생태계를 의미한다.

☞아나톨리 야코벤코 솔라나 공동창업자는

▲미국 일리노이대 어배너 섐페인 캠퍼스 컴퓨터공학 학사 ▲퀄컴 선임 엔지니어 매니저 ▲메소스피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드롭박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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