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출신 1선발→필승조→베테랑 좌완→120억 캡틴→1차지명 다승왕 부상 초토화…삼성의 적, KIA가 아닌 부상이었다
삼성은 KIA가 아닌 부상과 싸우고 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와 4차전에서 2-9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1승 3패, 1패만 더하면 2014년 이후 10년 만에 노렸던 한국시리즈 우승 기회는 사라지게 된다.
그러나 이날 패배보다 더 뼈아팠던 건 에이스 원태인의 부상이다. 이날 원태인은 2.1이닝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짐 6실점으로 부진했다. 3회초 1사 만루에서 송은범에게 공을 넘기고 내려왔다.
이날 부진했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어깨 쪽 약간의 불편감이 있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되었다. 병원 진료 계획은 없다”라고 했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후 병원 검진을 했다. 삼성 관계자는 “금일 경기 후 MRI 촬영한 결과 우측 어깨 관절 와순 손상이 관찰됐다”면서 “관절 안에 약간의 출혈과 붓기가 있는 상태이며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을 동반하여 4~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라고 전했다.
수술까지는 필요하지 않지만 한국시리즈 5~7차전 출전은 물론 다가오는 2024 WBSC 프리미어 12 출전도 쉽지 않게 됐다.
플레이오프는 건너 뛰고 한국시리즈에라도 엔트리에 들고자 미국으로 가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한국에 들어오지 못했다. 데니 레예스-원태인과 함께 강력한 3선발진을 이뤘다면 한국시리즈 흐름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
베테랑 좌완 투수 백정현과 필승조 최지광도 부상으로 제외됐다. 먼저 최지광은 지난 9월 14일 인천 SSG랜더스전에서 투구 도중 오른 팔꿈치를 붙잡고 마운드에 주저앉았다.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올 시즌 35경기(36.1이닝) 출전에 3승 2패 7홀드 평균자책점 2.23 이었다. 특히 후반기에는 1승 1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1.88로 호투했기에 더욱 아쉽다.
포스트시즌에도 부상 악몽은 이어지고 있다. 캡틴 구자욱이 아프다. LG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왼쪽 무릎 통증을 느꼈다.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는데, 좌측 무릎 내측 인대 미세 손상 소견을 받았다.
빠른 복귀를 위해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이틀간 치료를 받는 등 노력했다. 박진만 감독도 구자욱의 의지를 확인하고, 또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박진만 삼성 감독은 구자욱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했다.
그러나 1차전부터 4차전까지 줄곧 벤치만 달궜다. 더그아웃에서 응원단장 역할을 하며 힘을 실어줬으나 타석에는 서지 못했다. 박진만 감독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구자욱 선수는 부상을 당했을 때보단 통증이 많이 완화됐다. 일상적인 생활을 할 땐 전혀 문제가 없다”라며 “그러나 100%는 아니다. 계속 봐야 한다. 중요한 순간에 대타를 생각하고 있다. 아직 젊기에 계속해서 확인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었는데 대타로도 활용하지 못했다.
구토 증세 및 몸살 기운에도 LG와 PO 1차전에서 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 3득점 맹타를 휘둘렀다. PO 2경기 타율 0.800 4안타 1홈런 3타점 4득점으로 뜨거웠다. 그런 구자욱이 없는 상황에서 삼성 타선은 잠잠하다. 구자욱이 빠진 이후 단 한 번도 5점 이상을 넘긴 적이 없다.
삼성의 적은 KIA가 아닌 부상이었다. 이제 28일 광주에서 5차전을 치른다. 이날 경기를 패하면 시즌이 끝이 난다.
박진만 감독의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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