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칼바람 공포에 ‘덜덜’…대기업 수장·임원들 짐 싸나

박세준 2024. 10. 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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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짝 얼어붙은 재계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대기업 인적 쇄신 예고
'위기설' 삼성전자, 11월 중 인사 단행 관측 나와
대기업 ‘칼바람’ 규모 커지고, 인사 더 빨라질 듯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재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불가피해진 상황이어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위기설이 불거진 삼성전자가 연내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초에 사장단·임원 인사 등을 발표했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11월 중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예상 탓에 신속한 대응과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사 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DS) 부분의 조직 개편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 5월 전영희 부회장이 원포인트 인사로 반도체 수장을 맡아 5개월간 현장을 지켜본 만큼 이번 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변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회사 안팎에선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 등이 인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일각에선 임원 규모를 대폭 줄여 조직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 DS 부문 임원은 지난 2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438명으로, 전체 임원(1164명)의 38% 수준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199명)의 2배 넘는 임원이 일하는 셈이다.

SK그룹은 한발 앞서 인사에 들어갔다. 지난 24일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을 앞두고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고, 자회사인 SK에너지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수장을 교체했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는 임원 수를 일정 수준으로 감축하라는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주요 계열사의 인사는 예년처럼 12월 초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의 모습. 최상수 기자
SK그룹은 매년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거쳐 그간 사업의 평가와 향후 계획 등을 정리한 뒤 인사를 단행해왔다. 올해 행사는 최태원 회장과 SK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열리는데 예년보다 1, 2주 늦은 시점이다.

LG그룹도 이르면 다음달 임원 인사를 앞두고 최근 계열사별 사업 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연합뉴스
LG전자의 경우 최근 받아든 올해 3분기 실적 성적표로 싱숭생숭한 분위기다. 매출은 사상 최대(3분기 기준)를 기록했지만, 물류·원재료비 상승과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존 캐시카우였던 생활가전(H&A) 분야는 선방했지만, 미래 먹거리의 실적은 안심할 수 없는 단계다. 결국 경영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 인사 기조도 ‘안정’보다 ‘혁신’에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됐다. 

올해 임원 인사에서 신규 부회장 승진자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권영수 전 부회장이 용퇴하며 LG그룹의 부회장 수는 기존 3명에서 2명으로 줄었다. 부회장 승진 대상으로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등이 거론된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최근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특별한 인사 관련 신호가 감지되지는 않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경영 현안과 향후 전략 등을 논의한다. 예년처럼 올해도 해외권역본부장 회의가 열리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차·기아는 지난해에도 중폭의 임원을 교체했다. 실적이 좋아도 향후 경영환경 변화에 대응해 올해도 선제적으로 인사 폭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현대차 인력관리(HR) 본부장으로 영입된 김혜영 부사장이 변화의 키를 쥐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부사장은 부사장급 인원 중 가장 젊은 데다 외국계 회사 출신으로 기존 인맥에 좌우될 여지가 적은 만큼 과감하게 조직 개편에 나설 수 있는 위치라는 분석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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