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승카드’ 라팍마저 점령당했다..홈런에 무너진 삼성, 이제 벼랑 끝으로

[대구=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라팍마저 점령을 당했다. 삼성이 홈런에 무너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10월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삼성은 2-9 완패를 당했다. 3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삼성은 1승 3패 벼랑 끝에 몰렸다.

광주에서 먼저 2패를 당한 삼성은 전날 3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정규시즌 팀 홈런 1위의 원동력인 '라팍'으로 돌아온 삼성은 솔로 홈런 4개를 쏘아올려 KIA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KIA가 자랑한 필승 불펜이자 1차전 MVP였던 전상현에게 7회 김헌곤, 박병호가 초구 백투백 홈런을 쏘아올린 것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삼성은 홈런의 팀. 비록 원정에서는 장타력이 급감하지만 안방에서 만큼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장타력이 있었다. 플레이오프를 시작하면서부터 '우리의 승리 패턴은 장타(홈런)'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인 박진만 감독은 홈런을 앞세워 3차전을 승리한 뒤 "앞으로 시리즈가 더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이날 4차전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삼성의 대포는 차갑게 식은 반면 KIA는 홈런으로 활짝 웃었다.

이날 삼성 타선은 초반 KIA 선발 네일의 호투에 묶여 1루도 좀처럼 밟지 못했다. 반면 KIA는 원태인을 1회부터 끈질기게 괴롭히며 1회 1점을 선취했다.

승부의 추가 완전히 기운 것은 3회였다. KIA는 원태인을 상대로 김선빈, 김도영, 나성범이 연이어 출루해 무사만루를 만들었고 소크라테스가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점수차를 벌렸다. 최원준의 희생번트, 이창진의 볼넷으로 이어진 KIA의 1사 만루 찬스. 삼성은 2.1이닝 동안 무려 78구를 던진 원태인을 강판시키고 송은범을 투입했다. 송은범은 변우혁을 파울플라이로 처리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9번타자 김태군에게 2구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처참한 결과로 이어졌다. 김태군의 배트는 거침없이 돌았고 공은 좌측 파울폴 안쪽을 지나 담장 밖에 떨어졌다. 3-0에서 7-0으로 점수차를 단숨에 벌리는 만루 홈런이었다.

1군 통산 1,400경기에서 홈런을 단 32개 기록한 김태군은 장타력에는 큰 강점이 없는 타자. 하지만 라팍에서 자신있게 날린 타구는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 홈런은 1군 데뷔 17년차 김태군의 1군 커리어 첫 만루 홈런이었다.

0-7로 뒤쳐진 삼성은 4회 1점을 얻었고 5회말 이재현이 솔로 홈런을 터뜨려 2-7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6회초 소크라테스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으며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다.

플레이오프에서도 1,2차전 20점을 몰아치며 LG의 분위기를 완전히 꺾으며 승리한 삼성이었다. 한국시리즈 3차전 승리까지 홈구장인 라이온즈파크는 삼성의 올가을 '필승 카드'였다. 하지만 라팍에서 KIA 타선의 홈런포에 마운드가 붕괴한 삼성은 결국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삼성은 올해 마지막 홈 경기를 참패로 마쳤다.(사진=송은범)

뉴스엔 안형준 markaj@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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