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200년 만에 선거인단 동수 되나… 현실화 땐 트럼프 유리
김희정 기자 2024. 10. 26. 12:01
[MT리포트] 해리스vs트럼프 D-10 ⑤선거인단 동수 시나리오
[편집자주] 세계가 주목하는 미국 대선 투표가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박빙 승부가 이어지고 있지만 흐름의 변화도 감지된다. 미국의 다음 4년이 어떤 모습일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은 어떨지 짚어본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경합주에서 워낙 치열한 접전을 보이자 200년 만에 선거인단 동수가 나올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미국 대선에서 전국 지지율은 의미가 없고 경합주에서 선거인단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판가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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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인단 동수 현실화되나…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 이후 사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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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와 트럼프의 선거인단이 동수(269 대 269)가 나오는 시나리오 중 하나는 경합주 중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이긴 4개(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 애리조나) 주를 해리스가 가져가고 나머지 2개(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주를 트럼프가 가져가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네브래스카와 메인 등 선거인단 승자 독식 구조가 아닌 2개 주(네브래스카, 메인)가 중요해진다.
네브래스카는 5명의 선거인단 중 2명은 지역별로 득표율이 높은 후보에게 1명씩 배정한다. 전반적으로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이지만 조지 소로스의 고향이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사는 오마하 등 도시 지역에선 해리스를 지지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선거 때 네브래스카에서 선거인단 1명을 확보했다. 이때 메인주에서 트럼프 역시 선거인단을 1명 확보하면 정확히 동수가 된다.
이렇게 선거인단 수가 같아지면 수정헌법 12조에 따라 상원이 부통령을 정하고 하원이 대통령을 정한다. 하원에서 대통령이 결정된 사례는 1824년 수정헌법 제12조 개정 이래 딱 한 번 발생했다. 1825년 2월 9일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이 하원 투표로 선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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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대표단이 각 1표 행사, 26표 얻으면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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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시나리오로 동수가 나오더라도 이후 절차는 같다. 대선 당일인 11월 5일 각 주는 모든 유권자의 투표 결과를 인증하며 그 결과에 따라 선거인이 임명된다. 임명된 선거인단은 12월 17일 주에 모여 투표한다. 새로 선출된 119대 의회가 2025년 1월 6일 합동 회의를 열어 선거인단 투표를 집계한다. 여기서 동점일 경우 하원이 대통령을 선출하고 상원이 부통령을 선출한다.
하원의 각 주 대표단은 대선에서 가장 많은 선거인단 표를 받은 세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 한 표를 던진다. 승리하려면 과반수인 26표가 필요하다. 컬럼비아 특별구는 투표하지 않는다. 필요한 경우 하원은 한 후보가 과반수를 얻을 때까지 투표를 계속한다. 헌법상 마감기일은 3월 4일. 만약 하원이 이날까지 새 대통령을 선출하지 못하면 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부통령도 선거인단 수를 가장 많이 얻은 두 후보 중 상원이 투표로 결정한다. 부통령이 되려면 과반수인 51표를 얻어야 한다. 이런 별도의 투표를 거치기 때문에 대통령과 부통령이 각각 다른 정당에서 선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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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대표단 당파 구성 현황은 공화당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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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 백과사전 밸럿피디아에 따르면 이 같은 제도는 현재 공화당에 유리하다. 선거인 숫자는 각 주 인구에 비례해 책정되는 반면 의회 대표단은 인구와 관계없이 주마다 1표를 받기 때문이다. 민주당 성향의 워싱턴DC는 선거인단에는 포함돼있으나 이 대표단에는 빠져있다. 현재 공화당은 하원에서 220 대 211로 다수당(4개의 공석)이다. 이 비율대로라면 공화당은 주 대표단에서 26 대 22를 차지해 트럼프가 당선된다.
반면 상원에서는 민주당이 현재 51대 49의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현재 상황이 다음 의회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민주당이 부통령을 선출하는데 필요한 표를 확보하게 된다. 어떤 경우든 현재 살아있는 미국인은 경험해본 적이 없는 만큼 200여 년 만에 두 후보 간 선거인단 동수가 발생한다면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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